대북 제재 속 쌀값·환율 안정…휘발유는 3000원 폭등

강력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실행된 지 한 달. 북한 내부 시장에서 쌀값과 환율 등 물가는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농번기의 도래, 밀수 통제 강화, 대규모 건설사업 실시, 선박을 통한 활발해진 조업활동 등의 영향으로 휘발유·디젤유 가격이 폭등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북한)에 대한 쌀값과 환율 등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 다만 최근 연유(燃油)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1kg당 7000원선에서 판매가 됐던 휘발유가 이달 초에 10700원까지 오른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디젤유 가격도 덩달아 올랐는데 혜산 장마당에서 1kg당 6350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000원 가량 오른 가격에 유통된다”면서 “건설에 동원되는 주민들은 ‘연유가격이 오르는 만큼 우리 걱정도 커진다’면서 가격 상승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또 농번기를 앞두고 있는 농장들에서도 연유확보에 나서고 있어 가격상승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대부분 농장에서도 휘발유·디젤유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소식통은 “최근 밀수선을 통해 들여오던 연유도 단속 강화로 뜸해졌다”면서 “최근 대규모 건설사업을 많이 하고 있는 것도 연유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4, 5월은 이면수철로 현재 조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또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낙지(오징어)잡이용 기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낙지가 주민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어민들은 큰 낭패를 본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강력한 대북 제재와 연유 가격 상승의 연관성을 두고 주민들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제재의 영향이 지금부터 나타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다른 물품 가격은 그대로인데, 말도 안 된다. 군대가 뒤로 빼돌린 거 아니냐”라고 맞서고 있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