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논의속 대화 문은 개방

“당분간 냉각기는 불가피하겠지만 북한과 대화재개를 배제하지 않고 이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로켓 발사 이후의 한반도 정국과 정부의 대응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더 나아가 국제사회의 안정을 해치는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서는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지만 보다 궁극적인 목적인 북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의 대화도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당국자의 이 같은 발언은 실제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북한과 6자회담을 통한 대화의 끈은 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3국은 북한 로켓 발사 움직임이 감지된 이래 줄곧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에 위배된다며 발사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실제 발사를 강행하면 안보리 차원의 엄정한 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해 왔다.

런던 주요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를 계기로 잇따라 개최된 한.일 및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이 같은 기조는 다시 확인됐다.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관계 파탄을 의미할 수 있는 요격을 비롯한 군사적 대응보다는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한 대북 제재에 주력키로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톤은 낮아졌다.

이런 분위기는 사실 정상회담 전부터 조금씩 감지됐다.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로켓에 ‘탄두’가 아닌 인공위성을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을 제시했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북한 로켓에 대한 요격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북한 로켓에 대한 군사적 대응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함으로써 사실상 대화의 문을 열어놨다.

외교 당국자들은 이를 놓고 이 대통령이 북한과 극단적인 대립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점을 천명한 것으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의 진전을 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정부는 6자회담의 진전을 위해서라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문제를 6자회담의 틀에서 논의하는 것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다른 관련국이 북한과 직접 양자대화를 갖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외교부 당국자는 3일 “비핵화는 엄중하고도 중요한 목적”이라며 “비핵화의 진정한 진전에 도움된다면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 나라가 먼저 북한과 움직임을 가져 상황을 대화 국면으로 이끄는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제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하고 난 뒤 미국, 중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의 대북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달 2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고위급 회담을 제의하면서 핵 문제와 관련한 북한과의 협상과 관련, “우리는 거래(deal)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점이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대화 제의에 무응답으로 일관해온 북한 입장에서도 로켓 발사가 이뤄지면 대화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로켓발사로 자신의 파이가 그만큼 커졌다고 판단, 대화에 적극성을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북미대화가 예상 외로 빨리 진행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비록 미 국무부는 ‘로켓발사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북한이 지난달 17일부터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 여기자 두명이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촉매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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