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열악한 식량 사정에 따라 쌀·비료 등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 요구가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북지원 문제를 인권문제의 테두리 안에서 접근해야 하며, 분배 투명성이 관철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의 원인이 정권의 ‘폐쇄성’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기 때문에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북한의 개혁·개방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평화재단이 주최한 ‘대북 인도적 지원, 어떻게 할 것인가’는 주제의 전문가 포럼에서 법륜 평화재단 이사장은 기조발표를 통해 “지난 10여년에 걸친 인도적 지원은 대량 아사를 막는 데는 기여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했다”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지금 북한에 대북 인도주의 지원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0년간 지원된 식량은 차관 형식으로 지원된 것이라 하역되는 것만 확인했다. 차관이 아닌 무상 지원을 통해 투명성을 보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광주 데일리NK 편집국장은 “북한의 식량 문제는 근본적으로 북한의 체제에서 오는 문제”라며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반드시 북한의 개혁·개방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손 국장은 “대북지원은 ‘사람의 기본 권리는 생명을 유지할 권리’라는 점에서 인권문제의 테두리 안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따라서 “대북 인도지원은 납북자·국군포로, 이산가족 등 인권문제와 연계해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북한이 개혁·개방을 하지 않아서 식량이 부족한 것”이라며 “현재 14년 동안 진행된 인도적 지원은 문제가 있다”며 “민간차원 (인도적 지원)은 무상으로, 정부차원은 서로 원하는 것을 얻는 방향으로 차별화시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인도적 지원은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지 평가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북한의 추정에 의해서만 이루어졌다”며 “북한은 이 점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소규모보다는 대규모의 지원을 해야 하고 이 안에는 인도적 원칙 관철, 인도적 상호협력, 북한의 정책변화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사무총장, 이영환 북한인권시민연합 조사연구팀장, 권용찬 대북지원민간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 대북지원 문제를 둘러싸고 토론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