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에너지지원 워킹그룹 한국 주도방안 부상”

▲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북핵폐기를 위한 초기단계 이행조치와 상응조치를 놓고 6자회담 참가국들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 제공할 에너지 지원 워킹그룹을 한국이 주도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또 북한은 ‘상응조치’의 주요내용인 에너지 제공과 관련, 초기이행조치 시한(60일) 내에 사용할 수있는 에너지원을 요구하면서 제네바합의 때의 중유 50만t보다 ‘훨씬 많은’ 대규모 지원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한국 등 나머지 5개국은 북한의 이런 요구가 `비현실적’이라고 보고 대북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로 얻어지는 혜택은 물론 부담에 있어서도 6자회담 참가국들이 공동으로 책임진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한편 북핵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맡는 문제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현지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영변 5㎿ 원자로 등 관련 핵시설의 동결 및 폐쇄.봉인 등 초기이행조치를 60일 이내에 추진한다는데는 크게 반대하지 않고 있으나 ‘에너지 보상규모’를 놓고 나머지 5개국이 현격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제네바 합의 당시 ‘단순동결’의 대가로 50만t의 중유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동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 ‘폐쇄’를 추진하는 만큼 제네바 협상 당시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원을 보상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에너지 보상규모를 구체적으로 얼마를 달라고 수치로 말하지 않으면서도 제네바 협상 당시와 달라진 상황을 언급하며 ‘그 때보다 몇배 이상’이라는 형식으로 보상규모를 제시하고 있 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은 북한의 요구를 ‘비현실적’이라며 북한을 설득하고 있으나 북한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6개국은 이날 오전부터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다양한 양자 및 다자접촉을 갖고 쟁점현안에 대한 조율에 들어갔다.

특히 의장국 중국이 북한의 입장과 나머지 5개국의 의견을 조합한 합의문서 수정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한편, 북한에 제공할 대체에너지 문제가 현안이 되면서 현실적 여건을 감안할 때 한국이 에너지 지원문제를 주도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제공할 중유 등 대체에너지 규모가 정해지더라도 나머지 5개국이 부담원칙과 순서 등을 정하는 문제가 현안으로 남게될 것이고 각국의 상황을 감안할 때 한국이 주도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고 6자회담에 정통한 복수의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한국이 대북 에너지 지원을 주도할 경우 중국이 합의문 초안에 담게될 `5개 워킹그룹’ 구성 가운데 ‘경제 및 에너지 지원 워킹그룹’을 한국이 수석대표를 맡아 운영하는 방안이 유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6자회담의 의장국을 맡고 있는 만큼 워킹그룹은 나머지 5개국이 맡는 방안이 거론된다”면서 “북.미-북.일 관계정상화는 관련국들이 알아서 하면 될 것이며 경제.에너지 지원 워킹그룹의 경우 어느 특정국가가 주도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 문제와 관련,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의 ‘공동부담’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각국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만일 이런 문제가 현안이 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수용하느냐의 여부”라면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은 자국민 납치문제와 관련, 북한측과의 협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에너지 지원에 적극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크리스토퍼 힐 미국 수석대표는 이날 숙소를 나서면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쟁점은 워킹그룹에서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쟁점은 합의문 한 문단에 대한 것”이라면서 “그 이슈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핵폐기 초기조치 등 `주된 협의'(main discussion)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과 양자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일정을 소개하면서 이날 합의가 도출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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