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쌀 지원 DDA에 발목 우려

지난 2002년 이후 매년 계속돼온 대북 쌀 지원이 우루과이라운드(UR)에 이은 다자간 통상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에 발목이 잡힐 우려가 있어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25일 농림부와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크로퍼드 팔코너 농업협상그룹 의장이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에 통고한 농업협상 세부원칙 의장 초안에는 ‘국제식량원조’에 대한 규율이 부속서로 포함됐다.

이는 현재 WTO의 식량원조에 대한 규율이 농업협정문에 고작 3문장으로 규정돼있어 해석이 자의적인데다 유럽연합(EU)이 식량원조가 많은 미국 등을 견제하기 위해 규율 강화를 주장해온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제시된 부속서는 A4용지 4장에 걸쳐 일반규정, 긴급상황 식량원조, 기타 상황 식량원조 등 상황별로 구체적인 규율을 적시했다.

특히 이 부속서는 ’식량원조는 완전한 공여(또는 예외적인 경우 불완전한 공여) 방식으로 한다’고 규정했으며 ’대체 농산물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상황에서는 현물 식량원조를 자제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완전한 공여는 무상원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대가가 따르는 차관방식 등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만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현물 식량원조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은 잉여 농산물 보유국이 식량원조를 명분으로 남는 농산물을 처분하면서 다른 나라의 수출 기회를 빼앗는 것을 억제하기 것이다.

결국 부속서가 채택되면 현행 차관 방식의 대북 쌀 지원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는 셈이다.

정부는 2002년 국산 쌀 40만t 지원을 시작으로 2003년 국산 40만t, 2004년 국산 10만t과 외국산 30만t 등 40만t, 지난해 국산 40만t과 외국산 10만t 등 50만t을 각각 지원했으며 올해도 북한이 50만t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지원된 쌀 차관 조건은 10년 거치 20년 분할상환에 연리 1%였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 식량원조 규율 문제는 농림부는 물론 외교통상부도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라며 “미국이나 인도주의를 앞세우는 구호단체 등도 규율 강화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진전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농 등 국내 농민단체들은 정부에 대해 쌀 등 대북 식량 지원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WTO는 오는 29일부터 의장 초안을 토대로 세부원칙 타결을 위한 주요국 각료회의를 열 계획이고 우리 정부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대표단을 파견,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DDA 농업협상 세부원칙은 당초 2003년이 타결 목표시점이었으나 수차례 무산됐 으며 현재도 타결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