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쌀 지원 어떻게 될까

정부가 11일 고위당정을 거쳐 대한적십자사(한적)를 통한 대북 쌀 지원 방침을 확정함에 따라 지원 규모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원 규모가 많고 적음에 따라 북한, 국내 여론, 미국 등 주변국의 시각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생기면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측이 수해 발생 이후 쌀 지원을 위한 결단을 내리기까지 20여일이 걸렸다는 점은 이같은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한 정부의 태도를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 그 과정에서 처음에는 식량대용인 라면이 거론되다가 여론의 추이에 맞춰 “쌀은 안되고 라면만 된다는 기준은 부적합하다”며 조금씩 수위를 올려가는 것처럼 비쳐졌다.

우선 북한 입장에서는 심각한 수해 상황이나 지난 달 우리측의 대북 쌀 차관 동결에 강한 유감과 함께 이산가족상봉 중단과 같은 사실상의 ‘보복조치’에 들어간 점을 감안할 때 ‘다다익선’의 입장을 갖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일각에서도 지원을 결정한 만큼 ‘통 크게’ 하자는 기류도 감지된다. 여기에는 이번 지원을 통해 북한의 마음을 움직여 남북관계 복원은 물론이고 미사일 발사 이후 조성된 한반도 정세의 긴장국면을 돌파해 보자는 기대가 깔려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양이 생각보다 많을 경우 쌀 차관이 연상되면서 수해를 계기로 쌀 차관 동결 조치를 사실상 해제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같은 시기에 내린 폭우로 우리측 경기도 및 강원도 지역의 수해가 심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날 고위당정 회의에서 한적의 지원 규모에 대해 국민적 합의와 대북 협의 결과에 따라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이 같은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한적은 우선 정확한 피해상황을 파악한 뒤 대북 협의를 거쳐 규모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6.15공동선언실천 남·북위원회가 이날 갖는 금강산 접촉이나 다음 주 남북적십자 채널을 통해 피해 상황과 북한이 긴급하게 필요한 곡물 부족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7일 조선신보가 보도한 피해집계가 지난 달 14∼16일의 1차 폭우에 국한한 것인 만큼 같은 달 30∼31일 2차 폭우로 피해가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작물 피해규모를 놓고도 3만2천t부터 10만t까지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만큼 남북 협의 과정에서 규모를 놓고 줄다리기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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