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쌀지원 여론 고조..정부대응 주목

어려움에 처한 북한에 쌀 지원을 하자는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정부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천안함 `5.24 조치’에 따라 영유아 등 취약계층 지원을 제외한 대북 인도적 지원을 보류한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의 쌀 재고가 넘치고 있고, 정부가 `쌀값 안정 및 쌀 수급균형 대책’을 마련한 상황에서 인도적 차원에서 쌀 지원을 하자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를 통해 천안함 사태로 꽉 막힌 남북관계에 물꼬를 터야 한다는 의견도 꼬리를 물고 있다.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내 일부 인사들까지 호응하고 나선 양상이다.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1일 열린 민화협 창립 12주년 기념행사에서 “대북 쌀 지원은 남북관계의 경색 국면을 탈피할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정부의 전향적 입장전환을 촉구했다.


축사에 나선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정권에 맞서서 당당하게 원칙을 지키는 대북 정책을 펼쳐 나가야겠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동포를 외면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올해 100만t가량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최근 수해까지 겹쳐 식량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부는 신중하다.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남북관계 상황과 북한의 전반적인 식량상황 그리고 쌀 지원 문제에 대한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현재로서는 대북 쌀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국내 쌀 수급과 대북 쌀 지원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북측에 제의한 100억원 규모의 수해지원 품목에도 쌀은 제외됐다.


북측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책임 인정과 사과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5.24조치에 역행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대북 쌀 지원에 정부가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의 대북제재 흐름도 대북 쌀 지원 카드를 꺼내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정부도 상황변화를 염두에 둔 듯한 행보를 병행하고 있다. 대북 쌀 지원에 대한 명확한 전제조건을 달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대북 쌀 지원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미리 조건을 걸지 않을 것”이라며 “상황을 보고 결정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쌀 지원에 대해 미리 전제조건을 걸어 앞으로 행보에 스스로 발목을 묶는 상황을 피하려는 태도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가 앞으로 북측의 쌀 지원 요청을 비롯한 국내외 상황변화에 따라 대북 쌀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차원의 대북 쌀지원 문제와 관련, 우선 대북 수해지원을 위해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통일 쌀 보내기 국민운동본부’가 신청한 100t 규모의 쌀 반출을 통일부가 승인할지 주목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진보연대 등 각계 단체와 야 5당 등으로 구성된 국민운동본부의 쌀 반출 신청에 대한 승인 여부가 향후 정부 차원의 대북 쌀 지원 여부를 관측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늠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한적의 수해지원 제의에 대해 북측이 어떻게 나올지도 중요한 대목이다.


북측이 수해지원 제의를 수용해 남북 적십자 간 접촉이 이뤄지면 이를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지만, 북측이 남측의 호의를 거부하면 현 국면을 탈피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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