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쌀지원해도 국제價탓 물량 축소될 듯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핵문제와 연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대북 쌀 지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국제 쌀값 급등으로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그 규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핵문제와 연계하지 않고 추진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북한이 작년 수해로 수확량이 감소하고 국제곡물가도 치솟고 있어 식량사정이 어려울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북한이 지원을 요청해오면 인도적 차원에서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남측은 매년 40만t 규모의 쌀을 차관으로 북한에 제공했으며 올해는 50만t을 지원하기 위해 남북협력기금 예산을 편성했으나 새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아직 쌀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4일 “지난해 가을 2008년도 남북협력기금 편성 당시 국제 쌀값이 t당 400달러 수준이었으나 요즘은 t당 가격이 1천200달러를 넘어섰다”면서 “대북 지원결정이 내려져 당초 책정된 예산을 다 집행하더라도 물량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 계획했던 50만t을 모두 지원하려면 관련 기금 예산을 늘려야 하고 그럴려면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008년도 남북협력기금 사용 계획에 식량차관 50만t을 제공하기 위해 1천974억원을 책정해 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제 쌀값을 고려하면 지난해 책정된 예산으로 구매할 수 있는 물량은 당초 계획량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당국자는 “작년 남북협력기금 사용계획을 편성할 때의 곡물가격이 (지금은) 세배로 뛰었다”면서 “(지원)할 수 있는 규모가 눈에 빤히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에 차관으로 제공되는 쌀은 국산과 수입산 두 종류로, 지난해는 국내산 15만t과 외국산 25만t이 지원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국내산과 외국산 비율은 당해 년도 국내의 쌀 비축량 등 국내 수급 사정을 고려해 결정된다”면서 “올해는 예년에 비해 국내 비축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북 쌀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 쌀값 급등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이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북한에 50만t의 식량지원을 제의했으나 오르는 쌀값으로 의회 예산청구가 어려워지고 있어 미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성사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최근 북한식량난에 대한 보고서를 쓴 캘리포니아대학의 스티븐 해거드 교수는 RFA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인도주의 지원과 정치상황이 별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요즘 쌀 1t당 적어도 1천달러는 한다. 설령 돈이 있다 해도 이만한 액수의 돈을 예산에서 풀어내 짧은 기간에 쌀을 구입해 북한에 보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미국의 대북지원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작년 북한이 수해 속에 식량 총 401만t 가량을 생산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의 식량위기 상황을 감안한 최소한의 수요량에도 120만~130만t 가량이 모자라는 것으로 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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