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수해지원, 모니터링 이뤄질까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대북 수해 지원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구호 물자가 필요한 곳에 정확하게 쓰이는 지를 확인하기 위한 모니터링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이 국민의 성금을 기반으로 이뤄지는데다 정부도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남북협력기금에서 적지 않은 돈을 지원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14일 정부 당국과 민간단체들에 따르면 대북 수해지원에 나서는 단체들도 지원에 따른 현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인식, 북측에 수해 현장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있지만 북측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금강산에서 열린 6.15 남북위원회의 실무협의에서 남측위원회는 북측에 수해 지역 방문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이에 “물자가 들어간 후에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 94억원 상당의 구호품을 지원할 예정인 대북지원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도 북측에 구두로 현장 방문 의사를 전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답변을 듣지 못했다.

북민협 회장단체인 남북나눔운동의 윤환철 교육국장은 “국민의 성금을 대신 집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해 현장과 분배 현장을 방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조만간 북측에 공문을 통해 정식으로 현장 방문 의사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민간단체의 모니터링 요구에 대해 당장은 거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철저한 모니터링을 전제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진 세계식량계획(WFP)의 수해 지원 제안을 거절한 것만 봐도 그렇다.

민간단체들은 하지만 북측이 현장 방문과 모니터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더라도 조건없는 인도적 지원이라는 취지를 살려 지원을 중단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정부도 대북 수해 지원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니터링 문제를 드러내놓고 제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수해 현장 공개를 꺼려하는 것이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구호물자의 전용 가능성보다는 치부를 드러내기 싫다는 자존심 차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고, 설사 현장을 방문하더라도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기는 힘들다는 점도 모니터링에 그다지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배경으로 보인다.

따라서 추후 지원 물자의 사용처에 대한 보고서를 받고 복구가 어느 정도 이뤄진 뒤 현장을 둘러보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모니터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지원될 쌀에 대해서도 대북 쌀 차관 제공시 10만 t마다 북측으로부터 보고서를 받고 추후에 현장 4∼6곳을 방문했던 전례에 따라 모니터링이 이뤄질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정도 검증으로는 2년 전 룡천역 폭발사고 당시에 드러난 문제점이 이번에도 고스란히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우리 측의 현장 방문이 이뤄지지 못해 구호물품이 피해 주민들에게 어떻게 배분되는 지를 확인하지 못한 것은 물론 어떤 물품이 얼마나 부족한 지 등에 대한 파악도 이뤄지지 않아 중복 및 과다 지원 논란이 일었다.

아울러 이번 수해 지원규모가 룡천역 폭발사고 때보다 훨씬 큰데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북으로 들어가는 물자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 향후 불거질 수도 있는 논란을 미연에 막는다는 차원에서라도 모니터링에 더욱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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