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빗장푸는 정부…”北 호응해야”

정부가 대북 문제와 관련, 단단히 걸어두었던 빗장을 조금씩 풀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지난 달 남북관계 전면 차단을 공언한데 이어 최근 다음달 1일부터 군사분계선 통과 엄격 제한.차단 통보 및 판문점 직통전화 차단 등 행동에 나선 상황에서 공식적으로는 ‘압박에 굴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실제로 취해 나가는 조치들은 남북관계의 추가적 악화를 막는데 초점이 맞춰진 대북 유화 제스처에 가깝다.

정부가 최근 결정한 대북 군(軍) 통신 관련 자재.장비 제공이나 민간 인도적 대북지원 단체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 등은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고(故) 박왕자씨 피살 사건 후 보류해뒀던 것들이다.

정부로서는 북한이 금강산 사건과 관련한 대화 제의에 호응하지 않고 있음에도 약간이나마 빗장을 푼 셈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오는 18일 10주년을 맞는 금강산 관광의 재개와 관련, 박왕자씨 사건에 대한 남측 정부 당국자의 현장조사를 전제로 삼던 종전 입장에서 선회해 ‘대화만 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아울러 북한이 절대시하는 6.15, 10.4선언에 대한 입장도 몇차례의 조정 끝에 ‘이행을 위해 협의하자’는 선까지 나갔고, 법적으로 방법이 없다고 해온 민간 단체의 대북 삐라 살포에 대해서는 “자제시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김하중 통일장관)”고 까지 했다.

이런 행보는 북미 직접대화를 공언한 버락 오바마의 미 대통령 피선, 북한의 대남 공세 속에 긴장 고조를 막아야할 필요성 등을 두루 감안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관심은 이런 정부의 신호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다.

현재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 속에 과거 대남교류협력의 일선에 있었던 이들이 뒤로 밀려나고 군부가 대남정책을 주도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민간단체의 대북 삐라 살포, 한미 합동군사훈련 등 예전부터 있었던 사안들이 새삼스런 체제 전복 및 흡수통일 기도로 받아들여 지고, 그것이 과도한 대남 압박 기조로 나타나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의 이런 미세한 변화를 계기로 삼아 강경 기조를 접고 실리적 태도로 나오기 보다는 ‘압박했더니 통하더라’는 판단 아래 강경 기조를 굽히지 않을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북이 강경기조를 고집할 경우 우리 정부도 유연성을 더 발휘해 관계 개선 행보에 나서기 보다는 ‘원칙고수’를 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에 남북이 상대를 자극하지 말고 상호 체면손상 없이 할 수 있는 직.간접 대화를 모색함으로써 최악으로 떨어진 신뢰를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북한은 맹목적인 대남 압박을 접고 정부가 제안한 군통신 관련 자재.장비 제공협의에 호응함으로써 대화의 모멘텀을 살리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최고위급의 발언과 구체적 행동으로 보이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초강경 조치로 직행하지 않고 12월1일까지 유예기간을 둔 채 통행 차단을 예고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해외순방(14~26일) 등을 감안한 것으로, 우리 정부에 기대하는 바가 있어서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인 만큼 정부도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성배 박사는 “정부는 지금 추가적 상황악화를 막아야 향후 북핵협상과 북미관계 진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남북관계 관련) 상황 타개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 역시 남북관계 전면 차단으로 가서는 북핵 및 북미관계의 급진전은 어려워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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