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메시지 언제ㆍ어디서 전달될까

6.15 남북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평양을 찾은 우리측 당국 대표단이 ‘대북 메시지’를 언제, 누구에게, 어떤 내용으로 전달하게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정부가 이번 행사를 통해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대북 메시지를 전하고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동시에, 북핵 문제 해결시 정부가 계획 하고 있는 포괄적인 대북 지원 의지를 밝히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한미정상회담의 긍정적 메시지에 호응할 것을 촉구하면서 “평양 6.15 행사에서의 남북대화를 활용해 6자회담 복귀를 촉구, 북핵문제와 남북관계가 조화롭게 진전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표단은 14일에 이어 15일 오전 현재까지 북측 고위급과 가진 수차례의 공개된 접촉에서 ‘핵’이나 ‘6자회담’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만난 북측 주요인사를 보면 순안공항에서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를, 백화원초대소에서는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림동옥 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을 꼽을 수 있다.

또 김일성경기장에서 양형섭ㆍ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2시간 가량 진행된 환영만찬에서는 박봉주 내각총리 등을 만났다.

이들 접촉에서는 주로 안부를 묻거나 이날 내린 비를 소재로 덕담을 주고받는 수준에 그쳤고, 만찬에서 나온 박 총리의 환영사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답사에도 북핵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14일 접촉이 첫날 상견례의 성격이 강하고 공개된 자리인 점으로 미뤄 정색하고 북핵 문제를 꺼내기 어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5일에도 북측 단장인 김기남 비서가 주관하는 옥류관 오찬에 이어 남북 당국 공동행사가 예정돼 있지만 공개석상이라는 점에서 핵 문제에 대해 무게 있는 얘기가 오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국 공동행사에서는 정 장관이 기념사를 통해 기본적으로 한반도 정세를 바탕에 깔고 언급을 하겠지만 6.15 기념에 초점이 맞춰진 자리인 만큼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메시지는 없을 것 같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주목되는 일정은 16일 오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예방하는 자리. 정 장관은 물론 ‘6.15 유공자’인 임동원ㆍ박재규ㆍ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만수대의사당을 찾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면담은 김영남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직책을 갖고 있는데다 면담 전체가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연스럽게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을 보고 있다.

이 경우 북측 배석자 중에 북핵문제를 주도하는 외무성 라인이 포함되는 지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강석주 제1부상은 아니더라도 6자회담 북측 대표인 김계관 부상 정도의 중량급 인물이 배석한다면 우리측 메시지에 대한 북측의 관심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여부이다.

정 장관은 방북에 앞서 면담 여부에 대해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묘한 뉘앙스를 풍겼고 우리 정부 쪽에서도 “누가 알겠느냐” “정답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대표단 숙소를 주암ㆍ흥부초대소에서 유서 깊은 백화원초대소로 바꾸면서 면담 성사 가능성이 좀 더 많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면담이 전격적으로 이뤄진다면 백화원초대소를 직접 방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 시기는 15일보다는 16일 쪽에 무게가 실려 있지만 서울로 돌아오는 날인 17일 새벽에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런 김 위원장의 면담이 무게를 갖는 것은 만남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예상되는 대화의 내용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화법이 직설적이고 시원시원한 색깔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점에 비춰 핵 문제나 6자회담에 대해 중요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리측은 이런 비공식 면담석상에서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대북 메시지를 전하며 북한의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거듭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 메시지에는 한반도 비핵화선언 준수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목소리와 북한을 침략할 의사가 없으며 외교적 해결을 강조한 조지 부시 대통령의 목소리를 동시에 담길 전망이다.

특히 핵 포기시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북ㆍ미간 ’보다 정상적인 관계(more normal relations)’ 개선을 추진한다는 한미정상회담의 메시지도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달 차관급회담에서 우리측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 핵 문제 해결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제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제안한 내용도 다시 언급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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