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라디오 방송이 북한을 바꾸고 있습니다”

▲ 자유북한방송 김대성 국장 ⓒ데일리NK

지난 2005년부터 첫 전파를 내보내기 시작한 국내 민간 대북 라디오 방송이 4년만에 4개 방송사로 늘어났다. 늘어난 대북방송 숫자만큼이나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4개 방송사 내부를 둘러보면 제작 환경은 영세하기 그지 없다.

대북 방송이 시작되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북한 당국이었다. 북한은 ‘공화국(북한)을 반대하는 심리 모략전’이라며 남한 정부에 항의했다. 또한 북한 내에서 수신을 못하도록 방해 전파를 쏘고 있다. 이러한 반응은 역설적으로 ‘대북 라디오 방송’이 주민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반증이다.

이들 단체는 EU, 미국 국무부 및 국내외 단체와 인사로부터 후원금을 받고 있지만 정작 한국 정부는 지원이 요원한 상태다. 국내 주파수를 할당 받아 송출할 경우 북한 내에서 전파 수신 능력이 크게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에 이은 이명박 정부도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국내 주파수를 허가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 미국을 순방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간 대북방송의 송출을 금지한 국내 정책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약속은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북 라디오 방송사들이 부족한 예산과 인력난 속에서 고가의 해외 송신소를 이용하면서까지 대북 방송에 열성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자유북한방송 김대성 국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북한 주민들을 의식을 바꿔야만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어렵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김 국장은 30일 오전 기자를 만나자 마자 본론부터 꺼내들었다. 그는 남한 정부가 북한 당국과는 대화를 유지하되 민간단체에는 북한 주민을 계몽 시킬 수 있는 기회와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북한을 진정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북한 당국과의 대화가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년 동안 햇볕 정책을 통해서 지원을 참으로 많이 해줬는데 그것에 대한 성과가 도대체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하다”며 “차라리 그 돈으로 대북 방송이나 민간단체에 지원을 해 줬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남북관계가 되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탈북자다. 그는 한국이나 미국 등에서 보낸 대북 라디오 방송을 듣고 북한 사회를 외부 사회와 비교해 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사회를 제대로 알게 해주었고, 북한 민주화를 위해 탈북을 결심하게 만들어 준 ‘대북 라디오 방송’을 내가 직접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현지에서 탈북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사례를 들면서 “북한에서 20~30%정도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라디오는 약전기술(전자공학)에 대해서 좀 알고 손재주가 있는 사람들이 직접 조립해서 아는 지인들에게 주거나 암시장에 내다 파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참여하고 있는 자유북한방송은 탈북자들이 제작과 운영을 도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의 현실을 꿰뚫고 있는 ‘탈북자’들이 운영하다 보니 북한의 속내를 훤희 들어다 보면서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의 정서까지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정확하면서도 친근한 방송을 내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한국 사회에서 “‘북한’문제에 관심을 가져 주지 않고 먼 나라 사람 일인 것처럼 보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며 우리의 ‘무관심’에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북한 문제에 정말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준다면 북한 주민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북한의 내부 변화를 위해서는 외부 라디오 방송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여기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