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라디오방송 통해 ‘소통’ 가능”

▲ 열린북한방송 한광희 국장

남한의 평범한 사람들이 제작한 라디오 방송을 듣는 북한 주민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참여방송’을 기치로 2005년 첫 방송을 시작한 열린북한방송의 한광희 국장은 남북한 주민들의 소통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북한 라디오 방송을 듣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정보’를 제공해줌으로써 그들이 개방적이고 소통 가능한 의식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한 국장은 시민 참여 프로젝트인 ‘라디오 남북 친구’를 통해 남한의 사람들이 북한 주민에 대한 실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있다. 또 북한 내부 소식을 전달하는 ‘열린 북한통신’을 통해 한국 사람들이 보다 현실적으로 북한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열린북한방송에서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북한조선방송 바로보기’라는 코너다. 같은 팩트(fact)를 놓고 남한 미디어와 북한 미디어가 어떤 논조로 보도하고 있는지 비교해준다. 한 국장은 “북한 주민들은 우리 방송을 들으면서 북한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거나 자기에게 맞게 시각교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한 국장은 현재 민간 대북 라디오가 넘어야 할 최우선 과제가 ‘주파수’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대북 민간 라디오들은 대부분 단파 출력을 한다. 단파는 계절이나 날씨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같은 주파수에서도 어느 날은 잘 들리고 어느 날은 안 들리는 경우가 생긴다. 때문에 주파수를 자주 바꿀 수밖에 없다. 이른바 ‘목숨 걸고’ 한국 라디오방송을 청취하는 북한의 청취자들의 입장을 생각해야 하는 제작자들에게는 이 만큼 답답한 일이 없다.

한 국장은 “정부가 독점으로 행하고 있는 주파수를 민영화해야 할 것”이라며 “물론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도 있지만, 어짜피 정부가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최소한 민간의 역할 장려하고 보장해주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4년간 열심히 노력해서 민간 방송치고는 수준급의 제작 시스템을 갖췄다”면서도 “하지만 민간 방송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주파수가 없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부족한 편”이라고 자평했다.

한 국장은 “북한 주민들에게 ‘먹을 것만 주면 된다’는 식의 대북정책은 이제 폐기되야 한다”며 “그들을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정보에 대한 권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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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