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경수로 지원 대비…집단협의체 방식 적절”

북한이 2.13합의를 이행해 경수로를 제공할 경우 종전의 ‘턴키(turnkey)방식’이 아닌 운영권을 5개국 협의체가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3일 서울평화통일포럼 제7차 세미나에서 “미국에선 경수로 제공과 관련해 논란이 있지만, 한국 내의 분위기는 ‘시점’의 문제이지 경수로 제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연구실장은 이날 발제를 통해 “북한의 플루토늄 전용을 막기 위해선 종전의 턴키방식이 아니라 운영권을 5개국 협의체가 가져야 한다”면서 “북한에게는 운영권은 빠진 전력사용권만 주는 운영방식이 ‘새로운 경수로’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턴키 방식(turnkey system)은 원자로 설계에서 건설, 가동까지 모든 과정을 제공하는 것으로, 키(key)만 돌리면 모든 설비가 가동되는 상태에서 인도한다는 의미다.

경수로 사업은 1994년 미북 제네바합의에서 북한의 핵동결에 대한 보상으로 북한 함경남도 금호지구에 100만 kW급 경수로 원자로 2기를 북한에 제공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97년 8월 착공식을 갖고 공사에 들어갔지만 2002년 10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이용한 핵개발 의혹이 제기되면서 잠정 중단됐다. 이어 추가적인 상황 악화에 따라 작년 5월 공식 종료됐으나, 2.13 합의 이후 다시 재개 논란이 일고 있다.

조 연구실장은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한다는 전제 하에 “북핵 시설에 대해 IAEA가 사찰・검증을 완료하려면 빨라도 몇 년이 걸리고, 경수로 완공하는 데 7~8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NPT 우선 복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NPT에 복귀하는 시점에서 경수로 공사를 재개한다면 북한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2・13 합의에 따라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쇄・봉인 조치 이후, 모든 핵 프로그램과 핵 시설을 자진 신고하는 문제를 놓고, 북한에게 리비아와 같은 방식의 자진 신고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리비아의 경우 신고 대상이 초기단계의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에 국한된 반면, 북한의 경우는 신고 대상이 플루토늄 추출시설(흑연감속로,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우라늄농축시설, 핵물질, 심지어 핵무기까지 그 폭이 넓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북한은 2002년 2차 핵위기가 터지자 미국의 적대정책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미북 불가침 협정내지 평화협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기 부시 행정부의 라이스 팀이 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제기하자 북한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과연 북한이 대미 평화협정을 핵무기 포기의 중요한 전제로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과거 핵협상에서 북한의 행동을 검토해보면 중요한 고비 때마다 강력히 대미 평화협정을 북핵 해결의 전제로 제기했지만, 협상의 단계에서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평화체제전환문제는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본질적 부분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대미 평화협정과 평화체제 전환 주장은 사회주의 특유의 선전적 전술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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