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경공업 협력 이번엔 합의할까

이번에는 남북 간 대북 경공업 원자재 제공방안과 지하자원 개발 문제에 대해 합의할 수 있을까.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위원급 실무접촉이 19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열리면서 최대 현안인 경공업 및 지하자원 협력 논의가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번 접촉은 올 들어 남북 당국 간에 열리는 첫 회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할 상황이지만 양측의 입장차이 탓에 협상 전망은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들 의제는 지난해 7월 제10차 경협위 때 북측의 제의로 처음 등장했고 당시 합의문에 명시되면서 ‘새로운 방식’의 경협으로 주목받았다.

북측은 당시 1차적으로 5년간 학생 교복이나 근로자 작업복, 신발, 비누 등 경공업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며 남측이 원자재를 제공하면 남측이 필요한 아연, 마그네사이트, 인정광 등을 보내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요구 규모는 신발 원자재 6만켤레분, 화학섬유 3만t, 종려유 2만t. 가격 비중으로 따지면 신발 원자재가 전체의 70%에 해당한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결국 합의문에는 남측은 2006년부터 의복류, 신발, 비누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북측에 제공하고 북측은 아연, 마그네사이트 등 지하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를 남측에 보장하고 생산물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 후 지난해 8월 24∼27일 평양에서 제1차 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실무협의, 10월말에는 두 차례 총 4일에 걸친 위원급 준비접촉에 이어 제11차 경협위가 각각 열렸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 이유는 원자재 규모와 그 대가상환 문제를 놓고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북측은 그 과정에서 원자재 품목과 수량을 빨리 정하자고 하면서 해로를 통해 남포와 흥남으로 원자재를 가져오는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고 ‘질 보다는 양’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은 11차 경협위 준비접촉에서 제공 가능한 경공업 원자재의 규모를 전달하는 동시에 ‘남북 경공업 원자재 제공 및 대가상환에 관한 합의서’를 제시했다.

우리가 전달한 원자재 규모는 분야별 요구량을 적시한 북측 요구와는 달리 금액 기준이었고 대가상환 방법에 대해서도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재 제공이 본래의 합의정신이 그러하듯이 무상지원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 어떤 형식으로든 대가를 갚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하자원 개발로 상쇄하는 방법 외에 돈으로 갚는 방법도 제시된 것으로 관측된다.

지하자원 협력은 우선 현장실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우리측 입장이다.

북측은 이에 대해 경공업 원자재 제공 규모에 먼저 서명하고 나머지 사안도 협의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공규모와 관련, 우리측은 금액을 정하면 그 안에서 원자재의 질과 종류에 대한 탄력적인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금액의 상한을 정하자는 입장인 반면, 북측은 처음 요구한 규모를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의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올해 교류협력기금 안에 신규 경협사업을 위한 용도로 4천500억 원 정도를 잡아놓고 있지만 신규 사업에는 경공업 외에도 농업, 수산업, 지하자원, 과학기술 협력과 대북 송전계획 초기 작업에 드는 비용도 포함하고 있다.

대북송전계획을 빼고 균등 분할해 보면 사업당 1천억원 남짓한 것이다.

그러나 북측이 요구한 규모를 돈으로 환산하면 품질에 따라 달라지지만 2천억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경공업 및 지하자원 협력은 이런 문제 외에도 열차 시험운행 같은 종전 경협 현안과 외견상 논의가 맞물리면서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측이 무게를 두고 추진 중인 경의선.동해선 철도 시험운행 및 개통과 임진강 수해방지사업, 개성공단 통행 문제, 서해상 공동어로 등의 현안이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에 걸리면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사당국자회담이 열려 군사적 보장조치가 가시화돼야 경공업 및 지하자원 협력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는 관측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측은 이번에도 군사적 보장조치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지난해 12월 장관급회담에서 확인한 군사당국자회담의 조기 개최에 호응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접촉에 대해 “지난해 10월의 준비접촉은 11차 경협위를 위해 열렸지만 이번에는 현안이 있을 때마다 경협위 위원급이 만나자는 입장에 따라 열리는 것”이라며 “경공업 및 지하자원 협력이 중심 의제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공업 원자재 제공이나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바로 12차 경협위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어서 접촉 결과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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