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은 현금성보다 물자.기술 위주로”

대북 인도적 지원이 북한의 경제적 왜곡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는 현금성 지원을 최대한 억제하고 물자.기술 지원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이 5일 주장했다.

윤 연구위원은 이날 사단법인 남북나눔 주최로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인도적 대북지원’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대북지원은 “‘침체→지원→소득증가→소비확대→물가상승→실질임금 증가→가격경쟁력 하락→침체’로 이어지는 메쪼지오르노(Mezzogiorno)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메쪼지오르노’는 이탈리아 북부의 지역명으로, 경제적 침체로 인해 정부가 보조금을 적극 지급했으나 보조금이 실질임금을 상승시켜 오히려 경제회복을 가로막게 돼 항구적으로 보조금이 필요한 지역으로 전락했는데 이러한 현상을 경제용어로 ‘메쪼지오르노 현상’이라고 한다고 윤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현금성 위주의 대북지원은 “(북한주민의) 실질임금이 평균생산성을 상회토록 함으로써, 북한내에서의 생산은 외부상품, 특히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 상품에 대해 경쟁력을 상실하게 돼 북한경제의 장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메쪼지오르노 현상’ 예방에 주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대북 인도적 지원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긴급구호 지원에서 개발지원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며 “개발지원이 효율적으로 시행될 수 있으려면 산업구조와 시장여건의 변화, 산업환경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전략의 수립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병로 서울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향후 인도주의 대북지원은 개발지원의 개념을 넘어 평화.통일 운동의 성격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대북지원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지원이 퍼주는 것이 아니라 인도주의와 평화공존, 통일을 준비하는 실제적인 길임을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반도평화연구원 윤환철 국장은 바람직한 대북지원 방안으로 “최종 수혜자의 적확한 필요에 기초한 물자와 용역을 선정하고, 수혜자에게 직접 전달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협상과 수송, 인도 비용.시간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