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단체 ‘공동행동규범’…실천의지가 중요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이 사업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도 줄이고 지원물자의 분배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공동 행동규범’을 만들어 적용키로 했다.

10여 년간 ‘대북 퍼주기’ 논란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던 민간단체들이 대북 지원사업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다.

25일 민간단체들에 따르면 56개 대북지원 단체의 연합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는 지난 6월 상임운영위원회에서 공동규범을 확정한 뒤 현재 회원 단체들에 대한 회람을 통해 준수 동의를 받고 있다.

‘공동규범’은 대북지원의 원칙과 실시 기준, 지원물자의 분배 감시(모니터링) 강화, 정보 공유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규범은 대북지원의 원칙(2조), 사업의 수행지침(5조), 대북지원의 효율성 제고(6조), 회계 및 감사(7조), 행동규범의 이행(10조) 등 11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사업 실시기준과 관련, 규범은 제5조 2항에서 수혜자 우선, 차별 금지, 재원 사용의 투명성 등 3가지 사항을 강조했다. 수혜자인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사업을 집행하고 투명성을 확보해 재원이 무단 전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다.

이는 새 정부가 대북 지원의 분배 투명성을 강조하는 데 맞춰 지원결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을 밝힌 것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또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이후 본격적인 대북지원 사업이 일방적인 ‘퍼주기’에 그쳤다는 국민여론에 따른 조치로도 풀이된다.

북민협 관계자들도 “대북지원 10여년이 되는 시점에 성과를 재평가하고 시행착오를 줄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퍼주기’라는 논란이 있는 만큼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도 말했다.

통일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기금 지원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적 대북지원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통일부 고시)’ 개정안을 통해 지원을 받는 단체가 분배 투명성 확보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특히, 기금 사용의 투명성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기금 지원을 중단 또는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기금지원 한도도 기존 전체 사업비의 70%에서 50%로 축소했다.

정부는 앞서 37개 민간단체들이 개별적으로 추진 중인 대북 지원사업 40건에 대해 102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규모가 큰 대북 의료지원 등의 사업에도 총 40억원 범위에서 지원할 방침을 밝혔다.

통일부 등에 따르면 올 7월까지 대북 민간지원은 남북협력기금을 제외 하더라도 318억원 규모다. 결코 적지 않은 규모임에 분명하다.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이 자체 모금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정부의 기금 지원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정부의 ‘투명성’ 확보 노력에 보조를 맞추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민간단체의 이 같은 조치가 ‘지원금 확보를 위한 조치’에 그친다면 그 실효의 한계는 분명하다.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의 ‘투명성 확보’ 조치 등의 자구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북한의 태도변화가 절대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전례로 보아 북한 당국의 입장 변화는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북측의 태도가 충분히 예상되는 만큼 북민협은 북측과의 협의에서도 ‘원칙’을 분명히 세워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북측의 ‘꼿꼿한’ 자세에 부딪히더라도 ‘북한 주민을 위한 지원’ ‘투명성 확보’라는 원칙을 확고히 견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