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단체 “北, 긴급구호→개발지원 전환 원해”

북한이 최근 국제기구의 식량지원 방식을 단순 긴급구호에서 개발지원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구호는 말 그대로 급박한 필요에 대해 응급처방을 하는 것이지만 개발지원은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산을 통해 자체의 역량을 높이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제 긴급구호의 단계에서 벗어나 체제 안정을 위한 개발지원의 필요성을 인식,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시기적으로 적절한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민간단체는 이미 수년 전부터 각 분야에서 북한과 개발을 통한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이 세계식량기구(WFP)에 식량지원방식을 ’긴급구호방식’에서 ’개발복구방식’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권태진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미 지난해 8월 개별 지원을 받겠다고 공식 선언한 뒤 올해 유엔의 통합지원절차(CAP)를 탈퇴했다”며 “올해는 지원 방식의 변화를 더욱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연구위원은 “북한으로서는 10년 넘도록 긴급지원을 받고 있는 데 대해 불만이 있고 보다 안정적인 지원 채널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면서 “최근 식량사정이 완만하게 개선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긴급한 상황을 벗어났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긴급지원’ 대상에서 탈피해 다음 단계인 ’구호지원’, ’경제사회 개발지원’으로 나아가려면 내부의 인도적 상황과 향후 계획을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기획위원을 맡고 있는 백재중 녹색병원 내과 과장은 “북한이 장기적으로 재난 극복이 아닌, 개발형태의 지원을 바라고 있다”며 “지금도 외부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급한 불을 끄는 것보다 스스로 문제 해결의 역량과 기반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 과장은 특히 “보건의료 분야의 민간단체들은 이미 의약품 지원과 함께 제약설비 지원과 제약공장 설립, 병원 현대화 사업 등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면서 “다른 분야에서도 이러한 지원 형태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대북 긴급구호의 상황은 지났다”며 “북한이 자체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이 중장기적인 사회비용 등을 고려해 개발구호를 통한 ’체질개선’에 나선 것”이라며 “이는 국제사회의 일방적인 수혜자가 아닌 개발 파트너로 거듭 나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조 연구위원은 그러나 “국제사회가 대북 개발구호로 물길을 틀기 위해서는 미국의 암묵적인 승인이 필요하다”면서 “인본주의에 기초한 긴급구호에 비해 개발구호는 정치적으로 복잡한 문제”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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