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조치 주무대로 부상한 ‘제재위원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비난하고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의장성명을 채택하면서 로켓 발사와 관련한 대북조치의 주무대가 ‘안보리 결의 1718호 제재위원회(이하 제재위원회)’로 옮겨졌다.

안보리가 한국시각으로 14일 새벽 채택한 의장성명에서 결의 1718호 8항에 의해 부과된 대북 제재 조치를 조정(구체화)하기로 합의하고 제재위원회에 24일까지 관련된 조정 내용을 보고하도록 명령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안보리 의장성명은 개별 유엔 회원국에게 법적 구속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이날 채택된 의장성명은 북한에 대한 강한 비난과 제재조치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안보리 부속기관인 제재위원회에 구체적인 조치를 명하면서 이미 결의된 1718호를 재확인하고 있어 구속력을 갖는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2006년 10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1718호 12항에 따라 설립된 제재위원회는 안보리의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터키가 의장국을 맡고 있다.

제재위원회는 무기금수와 자산동결, 여행제한 등 3가지 축으로 구성된 결의 1718호의 제재 이행상황을 90일마다 안보리에 보고하고 있지만 자산동결을 비롯한 금융제재나 여행제한을 할 개인이나 단체 등의 목록은 선정하지 않아 금수조치를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제재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게 외교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안보리 의장성명에 따라 곧 제재위원회를 중심으로 제재대상 기관과 물품 선정 작업이 이뤄져 실질적인 제재에 이뤄질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안보리 의장성명에 따라 제재위원회 의장국인 터키가 위원회를 2∼3일 내에 소집할 것으로 안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P-5와 일본 등 핵심국가들을 중심으로 제재대상기관과 물품 목록을 선정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장성명에서 개인을 제외한 기관과 물품을 언급한 것으로 볼 때 자산동결과 같은 경제적 제재 위주로 이뤄질 것”이라며 “대상 목록에 선정된 북한 기업이나 물품은 유엔 회원국들과 거래가 전면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도 “제재위원회가 결의 1718호 8항의 제재내용을 ‘조정(adjust)’하게 된다”며 “이는 제재대상 기관과 물품을 구체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기와 관련된 기관과 물품이 제재 대상으로 우선 고려될 것”이라며 “사치품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국과 일본은 이미 한국과 협의를 거쳐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에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10여 개 기업 목록을 이미 선정, 조만간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외교소식통은 “한.미.일이 제재대상이 될 북한 기업 리스트에 대해 협의했으며 10여 개의 북한 기업을 제재위원회에 제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유엔본부의 수전 라이스 미국 대사도 미국이 이미 제재 대상 리스트를 분류해 놓았다면서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제출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고 일본의 다카스 유키오(高須幸雄) 대사도 신속하게 제재 대상 주체와 물품 목록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강경한 의장성명에 합의하는 대신 제재대상 선정에 소극적으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장예수이(張業遂) 주유엔 대사도 제재 실천보다는 6자회담 등 평화적인 문제 해결책을 강조해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 2007년 6월 20일 마련된 제재위원회 운영지침에 따르면 위원회의 의사결정은 15개 안보리 이사국들의 ‘컨센서스’에 따르기 때문에 어느 한 국가라도 반대한다면 제재대상 선정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안보리가 의장성명에서 제재위원회가 행동하지 않으면 안보리가 직접 나서 오는 30일까지 대북조치의 조정을 완료하기로 합의한 것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외교 소식통은 “유엔에서 안보리의 결정과 이행은 별개의 문제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라며 “이번 의장성명도 제재위원회의 컨센서스에 의한 의사결정방식과 안보리에서 P-5의 거부권 등으로 실제 이행 단계에서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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