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고통에 北군대 불만 폭발로 쿠데타 가능성”

다케사다 히데시(武貞秀士·사진)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 주임연구원은 김정일 건강 이상 이후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 내 북한 내 체제 붕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북한인권국제대회’ 참석 차 서울을 방문한 다케사다 연구원은 24일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사후 군부와 당의 핵심 간부들은 자신들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체제 혼란을 피하려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에 북한이 미국에 대해 새로운 제안을 하고 외부 인사들을 만나는 것은 건강에 자신감이 있다는 표시”라며 “또한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에 김정운이 나서지 않은 것은 앞으로 5년은 자신이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북한 핵폐기와 체제보장, 경제지원 등을 동시에 추진하는 ‘일괄타결’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처럼 3~4년 내 북한 내부의 혼란 발생 가능성을 전제했다면 실패할 확률이 크다”며 한미 정부가 북한 체제의 내구성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이 쉽게 무너질 것이라는 판단에게 ‘딜(deal)’을 하거나 6자회담 아젠다를 세팅한다면 다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 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핵확산 방지를 위해서라도 이런 실수를 재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북한 내 혼란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 경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매우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경제 제재에 대한 불만이 폭발해 군대 내에서 쿠데타가 발생하는 시나리오가 현재로써는 가장 실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대북정책 방향은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자민당 정부와 같이 납치 사건이 해결돼야 북일간 관계가 진전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은 중국과의 관계 진전을 중요시하는 만큼 6자회담 진전을 위해서라도 북한이 납치 문제에 대해 양보하지 않더라도 협상 재개를 제안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지난 주 하토야마 정권의 출범으로 일본의 대북정책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이전 자민당 정부와 어떤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나?

아직 구체적인 대북정책 방향은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안는 한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은 자민당 내지 보수파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토야마 총리는 유아이(우애), 즉 우정과 사랑을 갖고 이웃나라와 사귀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제가 보기에는 특히 중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 같다.

중국은 아직도 북한을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입장을 중요시 한다는 입장을 가질 것이다. 즉 중국과 협력하면서 북한과도 협상하겠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납치 사건 해결이라는 기조는 지키면서도 자민당 정부보다는 소프트한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이 열린다면 북한이 납치 문제에 대해 양보하지 않더라도 일본으로서는 협상을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할 수 있다.

-올 상반기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 강경노선을 취하던 북한이 최근에는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 같다. 북한이 새 민주당 정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 북일대화에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보나?

북한의 정책 우선순위는 첫째로 대미관계 개선이라 할 수 있다. 미북회담만 하고 6자회담은 끝났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없이 6자회담에 나가겠지만 마지막 목적은 핵을 가진 상태에서의 대미관계 정상화와 평화체제로의 전환이다.

두 번째는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들 수 있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과 경제교류를 통해 많은 달러 수익을 얻어왔다. 금강산 관광 등이 중단된 상태지만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간 경협을 재개하려고 할 것이다.

세 번째는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다. 북한은 중국과 정치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꾀하면서 가능한 많은 경제 지원도 받아야 한다. 북한 경제는 핵실험 후 국제사회의 제재로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중국의 도움이 어느때보다도 절실하다. 네 번째는 이란과 미얀마 등 대량살상무기에 관심 있는 국가들과의 교류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그 다음이다. 북한이 일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과의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에서는 한국이나 미국도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관계 개선을 위해 나설 것이다. 그러나 납치 사건을 기점으로 일본 국내 여론이 악화됐기 때문에 경제적 기대를 많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2002년 북일간 평양선언을 지키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급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핵폐기와 동시에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추진하는 ‘일괄타결’ 방식을 제안했다. 그동안의 단계적 협상이 북핵 폐기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문제의식 아래 나온 발상인데, 현실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언급할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은 김정일의 건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북한 체제가 3~5년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은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 때도 북한 체제가 3~4년 이상 유지될 수 없을 것이란 판단 아래 10년간 경수로를 지어주겠다는 서명을 해줬다. 한미는 이 같은 약속을 할 때 김정일 체제가 얼마나 존속될 것인지를 연관해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판단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포괄적 제안이 만약 전략적 판단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김정일의 건강에 대한 판단에 기인한 것이라면 위험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북한이 쉽게 무너질 것이라는 판단에게 ‘딜(deal)’을 하거나 6자회담 아젠다를 세팅한다면 다시 실수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핵확산 방지를 위해서라도 이런 실수를 재판해서는 안 된다.

– 김정일 사후 북한 체제의 지속 기간은 어느 정도로 전망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김정일 사후 큰 정치적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는데,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김정일 사후 군부와 당의 핵심 간부들은 자기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체제 혼란을 피하려 할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 김정일의 가족 중 하나를 후계자로 내세울 것이다.

또한 최근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언급했듯이 김정일의 건강이 생각했던 것 보다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외국과의 협상을 시작하는 것은 김정일이 구체적인 정책을 만들고 결정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에 북한이 미국에 대해 새로운 제안을 하고 외부 인사들을 만나는 것은 건강에 자신감이 있다는 표시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에 김정운이 나서지 않은 것은 앞으로 5년은 자신이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도 일본 내에서는 북한 내부에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러나 나는 김정일에게로 안정적인 권력 승계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시에 워싱턴에서 국제회의가 있었는데, 그때도 미국 전문가들은 김정일 체제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가 ‘김정일 체제가 21세기까지도 계속될 것이다’고 말하자 주변에서 다 웃더라.

– 최근 들어 미 정부 고위 관리들이 공공연히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대책을 거론하고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을 높게 보는 징후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워싱턴에 있으면서 전문가들과 대화를 했을 때 ‘북한 체제가 언제까지 갈 것이냐’ ‘김정일의 생명이 언제 끝날 것인가’ ‘김정일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북한 내부에 혼란이 발생할 경우 중국이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등의 이야기들이 오간 적이 있다.

그런데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다양한 학설을 갖고 얘기하는 것이지 확실한 증거를 갖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상상보다 중국이 더욱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을 수 있다. 지난해 8월 김정일이 쓰러졌을 때도 중국 의사가 가서 김정일의 상태를 봤다.

미국이 여기자 석방을 위한 클린턴 방북을 승낙한 것도 중국이 완전한 정보를 갖고 있고, 자신들은 김정일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가 없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직접적인 대화를 하면서 북한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고 했을 것이다.

– 북한 체제 내 혼란이 발생할 경우에 가장 현실 가능한 시나리오는 어떤 것일까?

북한에서 내부 혼란이 일어날 경우는 첫째 김정운이 후계자가 됐을 때 김정남이 반대하고 나서는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 그러나 김정남 스스로 후계 승계를 포기했기 때문에 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두 번째로는 김정일 체제 내 희망이 없다는 판단 아래 군부가 폴란드 대사로 있는 김평일을 귀국시키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김평일이 오랜 외국 생활로 북한 내 연결고리가 단절됐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

국제사회의 금융 제재, 경제제재가 더욱 심해져 북한의 수출입 활동이 완벽히 차단될 경우 당이나 군 내부에서 반(反) 김정일파가 늘어날 수 있고, 이들의 주도로 쿠데타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금도 BDA(방코델타아시아 계좌 동결)를 풀어준 것을 후회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금융 제재에 대한 효과가 컸다.

다음으로는 미얀마로 가는 북한 선박이 회항했던 것처럼 PSI체제 아래에서 북한 선박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경우 미국(유엔 국가)과 북한 해군 간에 충돌이 일어나 한반도 내부 긴장상태가 높아지는 경우다.

마지막으로는 김정일이 선군정치가 끝났음을 선언하고 총비서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오는 경우를 상상해 볼 수 있다. 북한 내에는 김정일을 대체할 정치세력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 심리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중에서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큰 것은 경제 제재에 대한 불만이 폭발해서 군대 내 쿠데타가 발생하는 시나리오다. 그만큼 경제 제재가 북한에 주는 타격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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