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계속되자 무산광산 광부들 출근 않고 밀수에 손대

북한 무산광산 가동여부에 따라 두만강 물의 오염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 사진=데일리NK

북한 최대의 철광석 생산지인 함경북도 무산광산에 소속된 노동자 가운데 8.3벌이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내부 소식통이 11일 알려왔다.

유엔 대북제재로 북한 지하자원의 대중(對中) 수출길이 막히면서 무산광산 생산량은 크게 줄었다. 3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던 노동자들은 정상적인 배급이 끊겨 타지역에서 지원하는 구호미로 연명하는 형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무산광산 수출이 막히면서 광산에 출근해도 월급이며 식량이며 제대로 받는 것이 없다”면서 “지난해 말부터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밖에서 돈을 벌어 직장에 내는 8.3벌이가 꽤 늘어났다”고 말했다.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던 2016년까지는 광산에서 30만 원의 월급을 받았고, 이 액수는 웬만한 시장 상인 월수입과 맞먹었다. 광산 노동자들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하는 것이 이익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소식통은 “일부 돈을 조금이라도 벌 수 있는 수송직장과 자동차 수리 직장, 전기 수리 직장 같은 곳은 그나마 출근율이 높은데, 채광 1∼ 3광구 등 채굴현장에서는 개인벌이를 신청한 노동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산에 풀무(화덕에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는 기구)나 일부 생필품을 만드는 공장이 따로 있다. 이런 공장은 수익이 어느 정도 발생하기 때문에 대부분 출근을 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15년 무산광산 노동자의 8.3벌이 납부액은 월 12만 원 수준이었다. 수출길이 막히기 직전인 2016년에는 14만 원까지 갔다가, 현재는 월 3만 원을 내고 있다.

소식통은 “8.3벌이로 바치는 돈이 작아진 것은 가능하면 돈벌이를 하러 나가라는 말이다. 액수가 작아도 이 돈으로 다른 출근자들 배급이라도 줘야 하니까 월말이면 어김없이 수익금을 내라고 재촉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달에 3만 원씩 꼬박꼬박 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도 배급도 없는 탄광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분통이 터진다. 밖에서 일해서 조금이라도 집에 보태려면 8.3이라도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산광산 노동자들의 8.3벌이는 주로 밀무역이라고 한다. 석탄과 선철을 몰래 넘기고 중국쌀과 가전제품, 생필품 등을 들여와 도매상들에게 파는 방식이다. 다만 여기서는 보위부나 국경경비대의 비호가 필수적이다. 또한 이에 따르는 상납금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전화 통화 중에 무산광산에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제재로 먹고 살기 어려워지자 노동자들의 분노가 ‘미제(미 제국주의)’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큰 기관(사법기관, 당기관)을 업고 밀무역을 하는 사람들은 안전하게 하지만 개인으로 밀수를 하는 사람들은 수입이 불안정하다”면서 “월 3만 원 버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마약이나 외국영상 같은 불법 제품 판매에 나서는 노동자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8.3벌이=인민소비재 생산을 위해 해당 기업소나 공장이 알아서 생산원료를 확보하라는 취지의 8.3조치를 응용해 직장에 출근하지 않는 조건으로 매달 일정액을 직장에 납부하면서 개인 장사활동 등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