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춘궁기 맞은 北주민들 사랑받는 반찬은?

진행 : 매주 목요일 북한 경제 상황을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3일 셋째 주 이 시간에는 설송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실태를 알아볼 텐데요. 강력한 대북 제제가 실행되는 요즘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설 기자, 또한 3월부터 춘궁기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주민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기자: 네. 자연적으로 보면 3월은 만물이 소생하는 따뜻하고 싱그러운 봄의 시작이죠. 오늘 아침 출근길에 벚꽃엔딩 노래를 듣는 저의 마음도 정말 좋아지더라구요. 하지만 북한에서는 벚꽃엔딩처럼 봄노래를 흥얼거릴 주민들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아요. 오히려 춘궁기라는 말이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농촌은 물론, 도시주민들도 3월이면 김치도 없고 해서 쉽게 표현하면 반찬 걱정하는 달인데요. 물론 돈주의 경우는 장마당에서 돈으로 사먹으면 되겠지만, 돈 많은 주민들이 한 도시에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이번 시간을 통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일반주민들의 밥상에 오르는 반찬을 설명해 드릴까 합니다.

진행 : 한국은 벚꽃엔딩의 3월이라면 북한은 반찬걱정의 3월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할머니 시절만 해도 한국도 3월이면 춘궁기의 시작이라 식량을 아껴먹었다고 하는데요. 솔직히 저는 겪어보지 못했거든요.

기자: 그렇죠. 60년대 만해도 북한의 경제상황이 더 좋았다는 이야기는 저도 부모님으로부터 들었던 말인데요. 지금 세대는 그 말이 무슨 말인가 할 것입니다. 특히 하루 생활을 걱정하는 주민들에게 3월은 궁핍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쌀은 매일 매일 벌어 남편 밥그릇에는 이밥을, 자식들에게는 잡곡밥을 퍼주면서 반찬이 없을 때 주부의 마음이 어떨지 경주 아나운서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으니, 상상이 잘 안될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다행히 겨울 김장철에 생활형편이 좀 나은 집은 염장(鹽藏)을 했기 때문에 그나마 좀 낫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대다수의 주민들은 무 염장(단무지)을 하지 못합니다. 봄철 반찬수요가 많은 것을 미리 계산한 장사꾼들은 가을철 종자돈을 투자하여 무를 소금에 절였다가 3월이면 염장으로 팔고 있는데요.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무 염장 1kg은 1000원 정도 합니다. 쌀에 비하면 그다지 비싸지 않기 때문에 봄철 반찬에서 가장 인기는 무 염장이라고 할 수 있죠. 1kg을 사면 3, 4인 식구가 이틀정도는 먹습니다. 여기서 짠 염기를 빼지 않고 살짝 찬물에 씻어 그대로 썰어서 먹을 수도 있고, 조미료가 있는 집은 무쳐먹기도 하는데요. 이밖에 평민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반찬은 된장 지짐과 건뎅이(곤쟁이) 찜입니다.

진행: 봄철 반찬으로 차려진 주민들의 식탁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된장지짐이라는 것도 처음 듣는 말인데요. 특히 건뎅이 찜이라는 반찬도 흥미롭습니다.

기자: 네. 북한은 된장이 귀하거든요. 겨울에 콩으로 메주를 만든 집은 3월 지금쯤이면 된장을 담그느라고 한창이겠지만, 일반주민들의 경우는 그렇지 못합니다. 장마당에서 파는 된장 1kg을 사서 그것을 아껴먹느라고 만든 음식이 된장 지짐인데요. 밀가루 반죽물에 된장 몇 숟갈 넣고 소금으로 짭짤하게 간을 맞춘 다음 지짐판에 구워 과자모양으로 잘라 접시에 담아 밥상에 놓으면 알뜰한 주부의 솜씨가 그대로 엿보이죠.

건뎅이 찜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건뎅이 1kg을 장마당에서 사온 다음 윰(알루니늄)식기나 공기에 담아 밥할 때 가운데 놓으면 익거든요. 계란 한 알 있으면 섞어서 찌면 정말 맛있겠지만, 이것도 평민들에게는 사치입니다. 그냥 찐 건뎅이 젖이라도 옥수수밥에 비벼먹기만 해도 정말 맛있습니다. 평민들에게는 경제적이고 반찬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봄철 메뉴인거죠. 공장된장과 건뎅이 젓 1kg 가격은 1200~2000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 방금 공장 된장이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된장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가요?

기자: 네. 국영기업소인 식료공장에서 만든 된장인데요. ‘더벌이’ 계획을 하느라고 의도적으로 생산해서 장마당에 팔고 있습니다. 콩기름을 뽑고 대두박(콩깻묵)으로 만든 된장을 콩된장, 돼지 사료로 나오는 강냉이를 막 분쇄해서 만든 된장을 강냉이 된장이라고 하는데요. 공장된장은 별로 맛은 없지만 싼 편이여서 일반 주민들이 잘 사먹곤 합니다. 개인들이 콩 메주로 담근 된장이 별맛이여서 장마당에서 판매될 경우 공장된장보다 두 배는 비싸게 팔립니다.

물론 평양식료공장에서 생산되는 평양고추장이나 평양송신된장공장에서 만든 콩된장은 엄연히 지방공장 된장하고는 맛이 다른데요. 간부들과 돈주(신흥부유층), 평양시민들이 먹을 수 있는 된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진행: 된장에도 계급이 적용되는 북한사회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일반 주민들은 봄 춘궁기에 김치를 어떻게 해결하나요? 

기자: 아주 못 먹는 건 아닙니다. 겨울김치는 없지만 봄김치가 있는데. 달래김치가 유명합니다. 평안남북도 같은 경우 3월이면 달래가 한창이거든요. 전문적으로 달래를 캐다가 장마당에 파는 주민들이 있죠. 달래는 kg로 팔지 않고 자그마한 되박으로 팝니다. 저녁 파장에 나가면 소복이 추어올려놓은 달래 한 되박을 잘하면 500원에도 살 수 있거든요. 무를 얇게 나박이 모양으로 썬 다음 달래와 소금에 무쳐 한 김 죽은 다음에 물을 가득 부으면 물김치가 됩니다. 분한있고(양에 비해서 씀씀이가 헤프지 않고) 시원하게도 먹을 수 있는 김치여서 봄날 반찬으로는 특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무오가리(무말랭이)를 장마당에서 1kg 사다가 소금물에 담근 다음 고춧가루와 맛내기를 버무려 익혀 먹으면 이것 또한 별식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4월 중순이 지나야 텃밭의 남새(채소)가 나오기 때문에 아직 한 달 정도는 지금까지 말씀드린 반찬이 제격입니다.

진행: 어려운 생활 속에서 본인의 힘으로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의 봄날 밥상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북한 장마당 물가동향’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관련하여 일부 북한 시장들에서 물가들이 상승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변동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평양에서는 1kg당 5100원, 신의주 5150원, 혜산은 508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은 2200원, 신의주 2190원, 혜산 2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150원, 신의주 8200원, 혜산은 817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은 1300원, 신의주 1290원, 혜산 1270원으로 지난주보다 하락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1000원, 신의주 12000원, 혜산 117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7100원, 신의주 7160원, 혜산에서는 720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5450원, 신의주 5300원, 혜산은 5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