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로 자작나무 버섯 간장이 등장한 이유

진행 : 매주 북한 경제 상황을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북한 장마당을 통해 먹고 사는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요? 오늘 시간에는 대북제재 속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야기가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자리에 강미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강 기자 관련 소식 들어볼까요?

기자 : 네. 대북제재가 주변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강력히 동참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앞으로의 생계가 불안해진 북한 주민들 속에서 자연재료를 가지고 식품을 마련하려는 노력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도 “제국주의 세력들의 고립압살 책동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주민들은 경제봉쇄가 지속되면 중국에서 들여오던 생활용품은 물론 식품들도 중단 될 수 있는데 미리 준비를 해두지 않으면 정작 일이 터지면 손해 보는 것은 백성들뿐이라는 말로 대북제재에 대한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주민들이 자체해결을 어떤 방법으로 해나가는지 궁금하시죠?

진행 : 네, 북한 주민들의 자력갱생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서 알고 있는데요, 현재 대북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 지난 주말 통화한 북한 양강도 주민은 경제봉쇄를 앞으로 얼마나 더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주민들은 앞날에 대비해 국내산 원료나 재료를 이용해 생활하는 것이 살아남는 길일 수도 있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고 합니다. 국내산 원료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식품으로 하는 것은 많으나 최근에는 새로운 것이 개발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자작나무 버섯으로 만든 간장이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간장 색깔도 좋고 맛도 좋아서 주민들이 대부분 좋아한다고 하네요. 제가 북한에서 생활 할 때에는 봇나무(자작나무) 버섯을 약재용으로 중국에 무역을 했을 뿐이고 간장을 만든다거나 그런 일은 없었거든요. 자체로 살아남으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봇나무 버섯 간장을 만들어냈다고 생각됩니다.

진행 : 네, 봇나무 버섯으로 만든 간장을 만든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합니다. 이전에는 없었던 방법이라는 거네요?

기자 : 네, 맞습니다. 북한에서 간장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전통적인 방법은 메주에 물과 소금을 넣어서 숙성기간을 거치는데요, 서너 달 됐을 즈음에 메주덩어리만 꺼내고 남은 물을 간장으로 사용하는 것이 기본방법이지만 북한의 경우 평안도, 황해도 지역에서는 이런 방법을 흔히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살던 양강도에서는 간장보다 된장을 주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간장을 민간에서 만들기보다 장마당에서 조금씩 구매해 먹기도 합니다. 그러면 장마당에서는 간장을 어떻게 마련하는지도 설명드려야겠지요?

진행 : 네 국경지역 주민들이 중국의 대북제재에 대처해 국내산으로 간장원료를 찾아냈다고 하는 대목에서 민가에서의 간장생산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했었습니다. 양강도 주민들의 간장마련 어떻게 하고 있는가요?

기자 : 네, 보통 양강도에는 지역별로 간장공장이 따로 있거나 식료공장에서 간장을 생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식료공장에서 생산되는 간장은 일반인들에게까지 공급되기 어려운 처지인데요, 왜냐면 식료공장 원료기지에서 생산되는 콩으로는 1년에 3번 어린이들에게 공급되는 간식선물에 들어가는 콩사탕 등을 마련하고 간부들의 고추장을 담그는데 사용되기 때문이죠. 그러다보니 자연히 주민들은 자체로 간장을 만들어먹을 수밖에 없답니다. 저도 북한에 있을 때 간장을 만들었었는데 현재 주민들이 사용하는 방법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간장을 만들었답니다.

설탕 200g이면 10리터의 간장을 생산할 수 있거든요. 뜨겁게 달군 무쇠 가마에 설탕을 쏟아 넣고 볶으면 연기가 나면서 짙은 갈색으로 되는데, 어느 정도 그런 색상이 나왔다 싶을 때 찬물을 부어서 다시 끓이게 됩니다. 물이 끓으면 간을 보면서 소금을 넣습니다. 소금이 끓으면서 떠오르는 거품은 건져내고 거의 끓었다고 할 때 미원을 넣는데요, 미원을 너무 많이 넣으면 느끼하기 때문에 저는 10리터에 5g을 넣었거든요. 이렇게 다 만들어진 간장은 장마당에서 맛내기 간장으로 판매됩니다. 당시는 고난의 행군시기여서 그런지 그런 간장도 정말 잘 팔려나갔습니다.

그런데 현재 주민들 사이에서 생산되는 봇나무 버섯 간장은 90년대 제가 만들었던 간장과는 다른 방법이라고 합니다. 제조방법이 90년대에 제가 했던 그런 방법이 아니더라구요. 봇나무버섯은 버섯 자체에서 간장 색깔이 나는 물이 우러나오게 되는데요, 큰 독에 봇나무 버섯을 넣고 미지근한 물을 부어서 2,3일 우려낸다고 합니다. 우려낸 버섯 물을 천을 통해 찌꺼기를 받아낸 다음 소금을 넣고 끓여주면 된다고 합니다. 가마에 넣고 끓일 때 약간의 설탕을 넣어서 저어주면 간장이 한결 맛나다고 합니다. 양강도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군인용 건간장의 맛보다 봇나무 버섯 간장이 더 맛나다고 하더라구요

진행 : 북한 주민들이 자체로 식품을 개발하는 것이 대북제재의 영향이라고 봐도 되는가요?

기자 : 네, 대북제재의 영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현재 대북제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장마당 물가가 오르지는 않고 있지만 앞으로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간장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이 쉽게 장마당에서 구매하거나 식료품상점에서 공급되는 것을 사서 식생활에 보태면 될 텐데 굳이 자체로 만들어 먹으려고 하는 것은 최근 중국이 대북제재에 강력하게 동참하고 있다는 소문이 주민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이 경제봉쇄에 적극 나서게 되면 결과는 빤하다, 중국물품이 가지 수는 물론 양도 줄어들 것인데 미리 대비해서 우리식으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합니다.

저는 통화를 하면서도 지레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위협상황에 대비한 북한 주민들의 노력에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쉽게 구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산에서 직접 채취하여 간장을 만들 생각을 한다는 것은 대북제재로 세관으로 들어가게 될 품목들이 제한될 경우에도 걱정하지 않다도 되기 때문에 좋다고 봅니다

진행 : 아까부터 봇나무 버섯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산에서 버섯을 직접 채취를 한다고 하면 아무 산에서 채취해도 되는가요?

기자 : 네, 한국에서는 산에서 고사리나 버섯 등을 채취하려고 하면 허가를 받아야 하잖아요? 북한은 아직까지 산에 들어가서 보호동물을 잡는 것이 아니면 단속은 없거든요, 주민들은 지역의 아무 산이나 들어가서 봇나무 버섯을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1년 간 먹을 수 있는 간장을 만들 수 있답니다. 북한서 살 땐 봇나무에서 나는 즙은 많이 먹어봤지만 봇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으로 간장을 만들어볼 생각은 못했는데 어려운 생활 속에서 주민들은 나름대로 살아갈 방법을 찾은 거죠.

진행 : 그러면 시장에서 기존에 팔리던 간장과 주민들이 직접 만든 봇나무 버섯 간장의 차이를 맛으로 본다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기자 : 이전에 제가 만들었던 설탕간장은 식료공장에서 판매되는 간장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맛도 좋았는데요, 현재 주민들이 만들고 있는 봇나무 버섯 간장도 역시 자연의 것을 그대로 활용해서 그런지 맛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산에서 자란 자연산을 그대로 먹는 것이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다고 믿고 있다고 합니다. 단 양강도에서는 된장을 주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간장 제조자들이 많지는  않다는 것이 내부 주민의 말입니다.

진행 : 지금까지 북한 주민들이 자작나무를 이용한 간장제조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북한 주민들의 생활력에 감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현재 북한 장마당 물가동향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대북제재에도 대부분의 시장 물가 변동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평양에서는 1kg당 4800원, 신의주 4900원, 혜산은 4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2000원, 신의주 1900원, 혜산 19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20원, 신의주 8000원, 혜산은 800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은 1260원, 신의주 1270원, 혜산 1265원으로 지난주보다 하락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2000원, 신의주 11400원, 혜산 100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11900원, 신의주 11700원, 혜산에서는 1110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7500원, 신의주 7600원, 혜산은 762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