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토론회 “북핵연계론은 비현실적”

진보개혁 성향의 남북관계 연구재단인 동서남북포럼 주최로 12일 국회에서 열린 ‘차기정부 대북정책’ 토론회에서 차기정부의 북핵연계 전략에 대한 전문가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이명박 당선인의 대표적 대북정책인 ‘비핵 개방 3000’ 구상(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문호를 개방할 경우 적극적 대북 지원으로 북한 1인당 국민소득을 10년내 3천 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은 “북핵문제와 남북관계 개선을 연계시키는 정책으로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기조발제를 통해 “북핵과 남북관계를 연계하는 전략은 현실적으로 문제점이 적지 않다. 비핵화는 1-2년내 달성될 목표도 아니고 5년 내에 비핵화 범위까지 합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핵문제가 생각만큼 빨리 풀리지 않으면 차기 5년간 남북관계는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차기정부는 경제와 외교를 위해 북핵연계전략 대신 북핵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을 병행하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며 “차기정부가 초기구상에 얽매이지 않고 병행전략을 추진하면 핵문제해결 과정에서 우리의 외교 입지를 넓히고, 경제에 중요한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주장과 구호만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야당 시절 일관되게 주장했던 상호주의, 북핵연계, 인권개선, 한미공조 등 요란한 구호에 포위될 수 있고, 냉온탕을 오락가락하는 실용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신정부의 대북정책은 여러 면에서 미국 부시 정부 1기의 강경대북정책을 연상케한다”며 “‘비핵 개방 3000’ 구상을 보면 북핵 해법은 없고, 핵문제 해결 이후의 대북정책만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 초청을 받고 참석한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측 박지원 비서실장도 축사를 통해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데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나의 눈높이만으로 상대를 보려는 경향”이라며 “남과 북 각자의 눈높이가 아니라 민족의 눈높이로 봐야 평화와 통일의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