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이견으로 韓美동맹 균열”

오는 14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한미동맹에 관한 기사를 나란히 실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대북(對北) 정책에 대한 이견으로 한국과 미국 양국관계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미 양국이 수 십년 동안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오는 14일 워싱턴을 방문하는 지금 양국 관계는 모든 면에서 밑바닥(at a nadir)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한미 관계의 균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방식의 차이.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를 놓고 의견이 나누어졌다고 신문은 말했다.

부시 행정부는 ‘채찍’을 원하는 반면 한국 정부는 ‘당근’을 선호한다는 것.

전시 작전통수권 환수 시기를 놓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노 대통령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상(FTA)을 추진, 국내에서 반미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대북 접근법의 차이 등으로 빚어진 갈등 기류로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통점을 찾을 것으로 아무도 기대하지 않고 있으며 양국 외교관들은 이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않기로 합의한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승주(韓昇洲) 전 주미 대사는 “그들(한미 양국)은 일부 이견이 있음을 확인하면서도 지속적인 동맹의 견고함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한미 양국관계에) 균열이 있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확성기 외교’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양국관계가 2002년 노 대통령이 집권한 뒤부터 악화되어왔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함성득 교수는 “퇴임이 가까이 다가오면서 노 대통령이 자신의 유산(legacy)을 생각하고 있으며 미국으로부터의 자주(autonomy)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드러난 양국의 균열은 전시 작통권 환수 문제가 불거지면서 두드러졌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은 한국이 오는 2009년 전시 작전통수권을 맡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한국 정부는 2012년이 적당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퇴역 장성에서부터 지식인에 이르기까지 전시 작전통수권 조기 환수에 대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 편집인 메리 키셀은 ‘우호적인 이혼?’(An Amicable Divorce?)이라는 제목의 12일자 월스트리트저널 사설에서 한미 양국관계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키셀은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이 최근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좌절감’(frustrating)을 토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의 외교정책은 북한 정권의 붕괴와 이에 따른 중국의 군사적 개입에 대한 우려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노무현 정부는 전체주의 북한 체제의 현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부의 이러한 외교정책이 지난 50년간 한반도의 안보를 유지해온 미국으로부터의 이념적 이탈(ideological drift)을 수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지난주 유럽 순방 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무력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으로 발사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 같은 발언 역시 3만명에 가까운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 맞지 않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정상회담의 전망도 밝지 않다고 그는 전망했다.

전시 작통권 환수 시기, 한일관계, 한미 FTA 협상 등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밖에서 보면 양국 관계는 여전히 굳건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10대 경제 대국인 한국은 경제적으로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해마다 8만명의 한국 학생들이 미국에서 공부하는 등 문화 교류도 활발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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