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문가가 왔으니 잘 되겠죠”

“이름 있는 학자가, 대북 전문가가 상급회담 수석대표로 왔으니 성과적으로 잘 되리라 믿습니다”(북측 박봉주 내각총리).

“남북문제는 전문가보다 오히려 적당히 아는 사람이 해야 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이종석 통일부 장관).

제18차 남북장관급회담 참석차 방북한 이종석 통일부 장관과 남측 대표단을 위해 만찬을 마련한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가 나눈 대화의 한 대목이다.

이 장관은 이날 만찬장인 만수대예술극장 내 접견실에서 오후 7시부터 3분간 박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평양 시내에 꽃이 만개했다. 2002년 10월에 뵙고 이번에 뵙는 것 같다”며 박 총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2002년 10월은 박 총리가 화학공업상 시절에 장성택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끄는 북측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남측을 방문한 때를 말한다.

박 총리는 북한 전공의 학자 출신인 이 장관의 경력을 거론하며 말을 이어갔다.

박 총리는 “이름 있는 학자가, 대북 전문가가 상급(장관급)회담 대표로 왔으니 앞으로 성과적으로 잘 되리라 믿는다”며 기대를 내비친 것이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연구라고 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이름 있는 학자는 아니다”며 겸손해 하면서 “남북 문제는 전문가보다 오히려 적당히 아는 사람이 해야 잘 되는 경우가 많다”고 농담조의 분석을 내놓아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권호웅 북측 단장이 때를 놓칠세라 끼어들었다. 그는 “이제까지 학자로서 연구를 많이 했는데 앞으로 맞는지, 틀리는지 실천을 해봐야 할 것”이라며 특유의 말솜씨를 발휘한 것이다.

이날 환담은 이 장관이 “여기 (통일부 장관으로)오기 전 3년 동안 공무원으로 다른 업무를 하느라 공부를 많이 못했다. 앞으로 많이 배워야 하니 가르쳐 달라”고 하면서 마무리됐다.

이어 이 장관은 2시간에 걸친 만찬에서 “6.15공동선언의 기본정신을 충실히 받들어 진정한 화해를 통해 평화와 번영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통크게 협력하자”며 북측이 많이 쓰는 ‘통 크게’라는 표현을 사용, 눈길을 끌기도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