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에 ‘납북자’ 이름 쓰지마세요”

한국으로 귀환한 납북자들이 북한에 보내는 대북전단에 납북자단체의 이름을 명시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2월16일 김정일 생일을 전후로 북한돈 5000원권을 담은 대북전단을 보내겠다는 납북자가족모임(대표 최성용)과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 두 단체의 활동이 귀환납북자들의 북에 남은 가족들의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

1975년 천왕호 납북자 출신인 고명섭(66) (가)귀환납북자협의회 대표는 13일 오전 서울 도렴동 중앙종합청사 별관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납북자 이름을 거론해 전단을 보내고 있는 두 단체의 활동이 귀환납북자의 남은 가족의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납북자 단체 이름으로 공개적으로 전단을 보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 대표는 “이들의 활동으로 결국 피해를 보는 사람은 납북자 가족”이라며 “이러한 형태의 삐라 보내기는 국민이 막고 정부가 막아야 한다”고 정부의 법적대응을 주문했다.

고 대표는 자신의 경우도 “2005년 중국으로 탈출했다는 정보가 탈출 후 보름도 안돼 공개되면서 북한에 남은 가족들은 살던 곳에서 추방됐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비통해 했다.

이날 함께한 1970년 봉산호 납북자 이재근(72) 씨는 “(1975년 동해 조업 중 납북된 천왕호 선원인) 윤종수 씨도 납북된지 33년만인 지난해 5월 북한을 탈출했지만, 이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면서 10개월이 지나도 중국에서 사실상 감옥과 같은 생활을 하면서 한국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씨의 북에 남은 가족들은 보위부에 끌려갔다”며 일부 납북자 단체의 탈북 사실에 대한 언론 공개 행위를 비판했다.

이 씨는 “납북자의 탈출에 관한 정보 공개로 북에 남은 가족들은 보위부 감옥에 들어가 영원히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며 “북한사회를 알지 못하는 경거망동한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협의회는 ‘대북전단살포 관련 귀환납북자 호소문’을 통해 “실제 삐라 살포에 가담하는 납북자 가족은 언론에 나온 1명 뿐이라며, 다수의 납북자 가족들은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어떠한 위해가 가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 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납북자들은 절대로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찬성할 수 없으며, 해서도 안된다”며 “감시와 통제 속에 살아가는 납북자 가족을 위험과 곤경에 처하게 하는 결과만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진정으로 납북자와 그 가족들의 안전한 송환을 위해 출범할 (가)귀환납북자협의회와 납북문제를 협의해 줄 것과 앞으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철저히 비밀에 부쳐 송환에 나서주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