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압박, 오히려 김정은 체제에 득되는 부분 있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공포정치에 기반한 독단을 일삼고 있다는 얘기는 정보 당국을 통해 많이 알려진 얘기다. 김정은의 이런 통치스타일을 보여주는 언급이 추가로 공개됐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26일 학술회의를 앞두고 공개한 자료를 보면 김정은은 의견수렴이나 조율을 경시하고 자신의 지시에 무조건적으로 따를 것을 강요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내가 벽을 문이라 하면 열고 들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2015년 1월)
  “내가 하나를 하라고 하면 열을 하고 싶어도 하나만 할 것” (2014년 4월)

이런 분위기 속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북한군 내에 ‘알았습니다’라는 노래를 보급해 김정은에 대한 맹종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고 한다.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은 반체제 움직임을 수시로 김정은에게 보고해 북한 사회를 옥죄면서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숙청돼 지방의 협동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다는 최룡해도 김정은 앞에서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을 정도로 처신에 조심했던 사람인데, ‘청년중시 정책’과 관련해 김정은과 의견 차이를 보였다는 국정원의 국회 보고내용으로 보면, 김정은 앞에서 무조건 “알겠습니다”라고 하지 않는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보위세력들에게는 ‘정권과 운명공동체’ 교육시켜 

이러한 독단과 공포정치가 김정은에 대한 간부들의 충성심을 약화시키고는 있지만, 김정은 체제가 쉽게 무너지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국가안전보위부나 인민보안부 같은 북한의 보위기관들은 여전히 “체제가 무너지면 자신들도 죽는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김정은 체제를 보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도 보위세력들이 자신과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끊임없이 관련 교육을 실시하며 이들을 챙기고 있다고 한다.

북한 정보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보위세력들에게 한 교육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도 있었다고 한다. 예전에 보위부원의 아이가 친구들과 놀다가 눈을 송곳에 찔린 적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단순한 장난으로 인한 실수가 아니라 적대계층의 아이가 저지른 일이었다는 것이다. 김 씨 일가를 중심으로 보위부와 보안부가 북한 사회를 철저히 옥죄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데, 체제가 무너지면 어떻게 되겠냐는 식의 교육이 보위세력들에게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또, 북한에서 배급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지만, 보위세력에 대해서만큼은 배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결국, 북한 체제를 변화시키고 통일의 길로 이끌려면 김정은과 보위세력간의 운명공동체 의식을 약화시켜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통일로 가는 과정이 북한의 어느 어느 계층을 처단하고 거세하는 과정으로 인식되어서는 곤란할 것 같다. 또, 외부세계로부터의 압박과 포위의식이 강화될수록 반작용적으로 내부 세력의 응집력이 강화될 수 있는 만큼, 북한 내부의 긴장도를 완화할 수 있도록 북한을 교류 협력의 장으로 끌어내는 노력들도 계속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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