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쌀지원 ‘무상전환’ 추진 배경은

통일부가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운용계획안을 마련하면서 그간 차관 형태로 제공해온 대북 쌀지원을 무상으로 전환키로 한 것은 분배투명성을 강화할 필요성 등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2000년부터 연간 40만~50만t의 쌀을 차관 형태로 북에 제공해왔다. 같은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제공한 비료는 무상이었던 반면 쌀 차관은 10년 거치 20년 상환에 연리 1%의 조건으로 빌려준 것이다.

애초 정부가 차관 형식을 택한 데는 지속적인 남북관계 유지 측면에서 무상으로 주기보다는 상환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낫다는 정책적 판단과 함께 시장경제에 대한 대북 교육효과 측면이 감안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장점들이 여전함에도 통일부가 무상지원 카드를 꺼낸 것은 순수 인도적 지원의 의미에 보다 더 부합한다는 점과 현 정부가 지향하는 대북 지원의 분배 투명성 강화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정부는 쌀을 차관으로 제공하면서도 분배 현장에 대한 우리 측 당국자의 접근 요구를 일부 관철했고 그 수준도 매년 조금씩 높여 갔다.

하지만 북에 상주 사무소를 설치한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의 감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자주 실효성 논란에 봉착하곤 했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이번에 무상지원으로 바꾸려는 것은 북한에 ‘분배투명성을 위해 남측의 분배현장 접근 권한을 확대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쌀의 분배 감시 수준은 남북이 합의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무상지원으로의 전환이 곧바로 감시 강화로 연결된다는 장담을 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이번 쌀 지원 방식 전환은 통일부 차원에서 안을 만든 뒤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1차 심의를 거친 단계다.

따라서 정부 입장으로 최종 확정되기 까지는 향후 기획재정부의 심의 등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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