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심리전 ‘또 어물쩡’…”지금은 억지력 총동원할 때”

북한의 민간지역을 포함한 무차별적인 해안포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타격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내에서 유력 대응카드 중 하나인 심리전 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따른 다양한 대응조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심리전을 재개하자는 제안이 일각에서 나왔지만 이는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군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심리전이기는 하지만 효과가 당장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위험 부담도 없지 않아 대응조치에서 제외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실제 청와대 안보경제점검회의 대응책에도 심리전 관련 입장은 없었다.


‘확전 방지’라는 판단에 따라 군사적 대응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심리전 재개는 김정일·김정은과 북한군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으로 지목됐다. 때문에 즉각적인 심리전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럼에도 정부 내에서 ‘심리전 카드 포기’ 입장이 나오는 것은 당장 북한을 자극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확전 방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 안보전문가는 “남북관계가 악화돼 있어 혹시나 심리전 조치가 북한의 추가 도발 행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6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심리전은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필요한 심리전을 해나갈 것이다. 다만 ‘어떻게 한다’는 공식으로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군은 확성기방송, 전단지살포, FM라디오 방송 등 대북심리전 중 FM라디오 방송만을 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군은 군사분계선(MDL) 11개 지역에 확성기를 설치해 놓았고 심리전단은 6개 작전기지에 11종, 123만장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그는 “(대북심리전 재개) 여부나 시기, 방법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면서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으려면 그런 것을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김태영 전 국방장관도 지난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북 심리전 재개 여부를 묻는 한나라당 한기호 의원의 질의에 “대북 심리전은 추가적인 조치를 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여기에서 공개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정부는 5·24조치를 통해 심리전을 즉각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유엔 안보리 논의 이후로 미뤘고, 다시 추가 도발 시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이번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따라 심리전 재개 가능성이 높았다.


그럼에도 아직 국방부가 심리전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에 미뤄볼 때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의 추가도발 시 즉각적인 심리전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북한은 연평도 도발에서 알 수 있듯이 ‘적반하장’ 격으로 더 강도 높은 군사모험주의로 나오고 있다”면서 “이에 상응한 5·24 전면 실행으로 가야 하는 시점이다. 그 중 심리전 전면 재개가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안보 전문가도 “정부의 원칙적인 대응의지가 점차 약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 “심리전 재개의 핵심은 능동적 억제 개념으로 당장 시행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또다시 미적미적하면 심리전 재개 시점을 놓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5·24조치 실행에 대해 주저하면 오히려 우리 대응태세가 의지박약으로 느낄 가능성이 높다”면서 “결국 북한의 이번 도발이 정부의 대북억지력을 포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우리 정부의 대북심리전 재개 발표에 대해 6월12일 중대포고를 통해 “괴뢰들의 반공화국 심리전 재개에 전 전선에서 전면적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고는 또 “경고한 대로 전 전선에서 반공화국 심리전 수단을 흔적 없이 청산해 버리기 위한 전면적 군사적 타격행동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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