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전사업예산 재논의 방침 배경은

당정이 12일 내년도 남북협력기금에 대북 송전사업 유관 예산을 집어넣는 문제를 재논의키로 한 것은 교착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6자회담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당정 상황은 통일부는 내년도 남북협력기금의 남북협력계정에 대북 송전사업에 필요한 금액을 포함시켰지만 열린우리당 측에서는 사업의 현실화 과정을 봐가면서 단계적으로 반영하는 게 좋겠다며 일단 보류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당 쪽의 판단은 작년 11월 이후 7개월 간 열리지 못한 것은 물론 앞으로도 시계가 불투명한 북핵 6자회담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가 작년 7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대북 경수로사업을 끝내는 대신 이른바 ‘중대제안’인 대북 200만kW 직접송전 계획안을 발표한 데 이어 그 해 6자 간 9.19 공동성명에도 이를 담아냈지만 전혀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공동성명을 실천하기 위한 이행계획의 윤곽도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 송전사업을 위한 예산을 반영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니냐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더욱이 덩치가 큰 송전사업 예산이 남북협력기금에 반영될 경우 기금의 외형만 부풀려지면서 소위 ‘퍼주기’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통일부는 대북 송전사업을 위해 책정한 예산액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집행이 불확실한데다 시안에 불과한 금액이 알려져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올해에 6자회담의 진전으로 대북송전사업이 본격화될 경우에 대비, 지질조사와 설계, 측량 등 초기작업에 드는 비용으로 이미 수백 억원을 반영한 점에 비춰 내년에는 수천 억원 가량을 책정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지난 해 말 통일부가 국회에 제출한 ‘경추위 등 합의사항 이행 관련 연도별 소요액’이라는 시안은 1차연도인 올해에 680억원, 2007년에 8천410억원 등 5년간송전사업 비용으로 3조3천200억원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지난 해 9월 정부는 대북 에너지 공급을 ‘중유제공→송전→경수로제공’ 등 3단계에 걸쳐 하고 핵폐기에 2∼3년, 경수로 제공에 6∼10년 등 총 9∼13년이 걸린다는 가정 아래 우리측 부담액이 6조5천억∼11조원이 들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하지만 통일부는 남북협력계정에 대북 송전사업에 드는 비용을 책정하더라도 그 재원을 필요할 때만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금에서 조달할 계획인 만큼 사업이 실제 이행되기 전까지는 ‘허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연례적인 대북 지원사업에 활용되는 재원인 정부 출연금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인 셈이다.

이런 설명과는 무관하게 이날 당정의 기류를 감안할 때 대북 송전사업을 위한 자금은 내년에 6자회담의 재개와 진전을 통해 200만kW 직접송전을 위한 이행계획이 마련될 때 예비비 마련 등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안팎의 관측이다.

결과적으로 대북 송전사업 비용의 집행 여부는 우리 정부의 직접송전계획의 수용 여부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북한의 태도와 9.19 공동성명의 이행계획이 어떻게 성안되느냐에 달려 있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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