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사업 어떻게 재조정될까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핵시설 불능화 재개 등 북핵 프로세스가 진전되면서 그간 보류돼온 정부의 대북사업들이 어떻게 재조정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전날 북한을 테러지원국명단에서 삭제한데 대해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면서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대북)사업의 재조정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의 언급은 핵문제 진전에 발맞춰 남북관계 발전을 추진한다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바탕한 것이다.

중대 장애물이던 북핵 검증 문제가 옆으로 치워지고 비핵화 2단계(신고.불능화)가 마무리를 향해 가게 된 현 상황을 ‘진전’으로 평가하고 그에 맞춰 대북 사업들을 재조정하겠다는 것이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입장인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북 식량지원, 남북간 출입 원활화를 위한 통신 자재.장비 제공, 개성공단 인프라 조성 등 시급성이 있음에도 불구,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등에 막혀있던 사업들이 일단 검토 대상에 오를 공산이 커 보인다.

북핵 상황 진전이 모든 고려 요인들을 일거에 해소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 주민의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이들 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정부 안팎에서는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7월 관광객 피살 사건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의 재개 문제도 사건에 대한 북의 태도 변화 여하에 달린 측면이 크지만 비핵화 진전에 따른 주변 환경의 긍정적 변화를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노력할 계기가 마련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통일부가 전향적인 자체 안을 만들더라도 정부의 내부 조율과정에서 그대로 채택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다시 말해 이번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어느 정도 의미를 둬야 할지를 놓고도 청와대 및 정부 부처들간에 약간의 온도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주무부처의 방침이 그대로 승인되리라고 단정키 어렵다는 얘기다.

한 정부 소식통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도 어찌보면 이미 이뤄진 합의가 뒤늦게 이행된 것이라는 한계가 있는데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해결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대남 비난의 강도도 높이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또 정부가 관련 부처간 조율을 거쳐 전향적인 대북 사업 추진 방침을 최종적으로 세우더라도 일부 사업은 북한이 지금처럼 계속 대화 제의에 불응할 경우 실제로 추진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