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김정일 처조카 이한영 피살 국가배상 확정

지난 1997년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사망)의 조카인 이한영씨가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국가가 유족에게 60%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21일 이씨의 아내 김모(39)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9천699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1982년 스위스 한국공관을 통해 귀순해 국내에 정착한 이 씨는 북한 노동당 비서인 황장엽 씨가 망명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97년 2월 15일 분당 모 아파트에서 북한의 남파 간첩에 피격돼 열흘 만에 숨졌다.

이후 아내 김 씨는 2002년 2월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해 남편이 살해됐다”며 국가를 상대로 4억8천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황씨 망명사건 등으로 인해 북한의 보복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이었지만 국가는 이씨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고, 교도소 직원과 경찰관이 북한 공작원의 의뢰를 받은 심부름센터 직원 등에게 이씨의 신상 정보를 제공해 결과적으로 이씨가 피살되게 했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이씨가 국정원의 권고와 만류를 무시하고 스스로 언론기관과 인터뷰를 하고 수기를 출판하는 등 사건 원인의 한 부분을 제공했기 때문에 국가 책임을 70%로 제한해 1억482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의 책임을 40%로 늘리고 국가 책임을 60%로 줄여 9천699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고,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그동안 아내 김 씨의 손해배상 소송을 도와온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는 “5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 판결이) 가족들에게 위로가 되고 고인에게는 명예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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