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식’ 마친 김정은, 도발 카드 꺼내드나?

“심상치 않다.” 북한이 군(軍) 최고사령부에 이어 19일 정부·정당·단체 공동 명의 성명을 통해 남측에 ‘복수의 성전’을 경고하자 정부 관계자가 보인 첫 반응이다. 


북한은 그동안 김정은 일가에 대한 언급을 문제 삼아 당국이나 대남단체를 동원해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며 보복성전 등의 격한 반응을 보인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북한은 2010년 1월 15일 국방위원회(국방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보복성전’을 언급했고,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을 동원해 위협했다. 작년 6월 29일에도 우리의 일부 전방부대가 훈련을 위해 내건 구호들을 놓고 최고사령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보복성전’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올해 2월 인천 군부대 김정일 비난 구호에서 시작된 ‘최고존엄 모독’ 트집은 유독 그 수위가 높다. 북한은 3월 초 평양시 군민대회를 열어 ‘최고 존엄’ 모독을 이유로 “무차별적 성전”을 선언, 이후 각종 매체를 통해 대남 비난 강도를 높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16일 라디오 연설에 대한 반응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은 이 대통령의 ‘고립 가속화’ 발언에 대해 “수령, 체제, 인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고 극악한 중대도발로서 격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등장한 이후 대남도발 패턴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천안함 폭침(2010.3.26)과 연평도 포격(2010.11.23) 전 최고사령부, 국방위원회(국방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을 통해 ‘성전’ ‘보복’ 등을 언급한 뒤 ‘도발’에 나섰다.


천안함 폭침은 ‘보복성전’을 위협한 지 두 달여 만에 발생했고, 연평도 포격 전에도 9월 26일과 10월 15일 두 차례 조평통을 통해 ‘보복’을 위협했다. 북한은 이달 들어 태양절 일정을 앞두고 호전적 발언을 자제했다가 최근 다시 ‘보복’ ‘성전’ ‘복수’ 등의 말 위협을 거듭하고 있다.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황에서 “김정은 체제의 정비를 마친 상황에 따라 힘을 과시할 필요성이 있다”며 “인사 등 체제개편을 완료하면서 간부들의 과잉의욕을 불러일으켜 충성경쟁 차원에 도발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대남도발 방향으로 가는 수순”이라고 했다. 이어 “그 동안은 김정은의 대관식을 준비하느라 여유가 없었다. 이제 중요한 행사를 끝냈으니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군부에서 ‘충성경쟁’ 차원에서 도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동해 잠수정 공격, 대북 전단 살포가 이뤄지는 임진각, 휴전선 국지도발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달리 도발에 회의적 시각도 있다. 이미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 ‘혈맹’ 중국까지 등을 돌린 상황이고, 유엔 안보리의 의장성명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큰 제재의 명분을 주는 추가 도발을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남한이 순항미사일 공개 등 대응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어 도발에 대한 부담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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