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탈북자 애인이 간첩이었다면?



▲권순도 감독의 영화 ‘약혼’ 스틸컷 ./데일리NK

만약 당신이 사랑하는 탈북자 애인이 과거 간첩 활동에 연루된 적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영화 ‘약혼'(권순도 감독)은 이 같은 질문을 한편의 영화로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영화는 한 여성 탈북자와 결혼을 약속한 남한 청년의 진심 어린 고백으로 시작한다. 남한 청년 동호는 미화가 탈북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녀의 아픈 과거를 묻지 않기로 결심한다.

어느 날 탈북자 3명이 강제 북송위기에 처해 있다는 뉴스를 접한 미화는 연락 두절인 자신의 여동생 걱정에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된다. 동호는 그녀의 집 앞에 모여든 기자들을 통해 과거 그녀가 간첩 사건과 연루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전해 듣는다. 미화는 결국 그에게 충격적인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다.

미화는 과거 그녀의 여동생 미영과 함께 탈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그녀를 잃어버리고 만다. 결국 미영을 홀로 북한에 두고 중국에 건너와 술집 일을 하게 된 그녀는 갖은 어려움을 겪게된다. 어느 날 미화는 남한 국정원 직원으로 위장한 북한 정보요원의 꾀임에 넘어가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이를 괘씸히 여긴 이들은 여동생을 볼모로 그녀에게 간첩활동을 요구한다.

다행히도 그녀를 불쌍히 어느 직원의 도움으로 간첩활동을 간신히 면하게 된 미화는 남한에 정착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되지만 북한에 남겨진 미영의 생각에 여전히 그녀는 걱정과 불안으로 괴로워한다. 한편 그녀의 사연을 전해들은 동호는 결국 그녀를 이해하게 되고 그녀와 함께 탈북자 북송금지 시위에 참석한다.

영화는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기 과정을 그린 권순도 감독의 세 번째 작품으로 언론에 보도된 여러 실화를 한 편의 영화로 각색해낸 작품이다. 특히 탈북과정과 탈북 후 가족을 그리워하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남한사회 속 탈북여성의 애환을 묘사하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

영화는 오는 20,21일 열리는 북한인권국제영화제에서 ‘여행자(이원식 감독)’와 함께 제작 지원작으로 선정됐다. 1시간이 조금 넘게 상영되는 영화는 지난 북한인권영화제서 선보인 23분짜리 탈북 영화 ‘선처’에 비해 훨씬 풍부한 내용을 선보였다. 그는 “3개월이라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지만 지난 작품에 비해서는 조금 여유 있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록 비교적 짧은 기간을 통해 제작된 됐음에도 영화 ‘약혼’은 시중에 개봉되는 어떤 국내 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소재와 뛰어난 몰입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감독은 “작품들이 영화제에서만 상영하고 끝나는 게 아쉽다”며 “케이블이나 TV방송을 통해서 더욱 많은 관객이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전편 형식으로 제작하게 됐다”고 했다.

권 감독은 또 “앞으로 여건이 되는 한 작품을 계속 출시하고 싶다”면서 “만약 여건이 된다면 고통스러운 북한 주민들의 현실을 전하는 일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지만, 탈북자들이 남한사회에 잘 정착해서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좀 더 긍정적인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관객들이 이 영화를 진지하게 봐주시는 것도 좋지만, 일반 영화처럼 재미있게 봐달라”면서 “영화의 내용이 대부분 사실이라는 점을 잘 인지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오는 21일 2012 북한인권국제영화제를 맞아 이화여자대학교 후문의 ‘필름포럼’에서 11시, 16시에 각각 무료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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