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지금 북한’은 어떤 존재입니까?

이명박 정부는 출범초 안보교육 강화를 선언했다.

지난 10년간 대북포용정책 기조 아래 실시된 ‘통일교육’은 북한을 협력의 대상으로만 볼 뿐 현실적인 안보 위협과 북한의 현실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있어 청소년들의 북한 실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이완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제도적으로 안보교육을 실시해 왔다. 그러나 ‘통일·안보교육’은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맞춰 변화하는 등 현재의 남북한 관계를 객관적으로 교육하는데 한계를 나타냈다. 그러다보니 세대별로 안보관에 큰 차이를 보이며 국민적 여론이 분열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한국전쟁과 냉전을 겪은 노장년층에서는 북한에 대한 반감이 높은 반면, 40대 이하 및 청소년층은 북한을 대화와 협력의 상대로 느끼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이념적 대립으로 불거져 각종 사회적 갈등도 야기시키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핵심은 북한에 대한 통일안보 교육이 주요 배경이 되었다.

분단 이후 현재까지 ‘통일·안보교육’은 어떤 형태로 진행되어 왔을까?

◆ 분단~1970년대 ‘반공’…80~90년대 ‘통일·안보’ 위주=한국전쟁 이후 남북한 군사적 긴장이 높았던 1970년대까지는 ‘안보교육’에 중점을 두었다. 당시에는 국제적인 냉전 구도와 맞물려 ‘반공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 1970년대 교련 수업 장면 ⓒ네이버 이미지

현재 기성세대들이 기억하는 ‘반공 포스터’ ‘반공 글짓기’ 등은 대표적인 반공교육의 산물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반공교육은 80년대 386 세대에게 오히려 사회주의에 대한 잘못된 환상을 심어주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외에도 당시의 대표적인 ‘안보교육’이라면 교과목에도 배정되어 있던 ‘교련’ 수업을 들 수 있다.

교련은 북한 특수부대원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하려다가 실패한 이른바 ‘김신조 사건’이 발생한 이듬해인 1969년 남녀 고등학교에 필수과목으로 채택됐다. 대학에서도 실시됐던 ‘교련’ 수업은 청소년들에게 확고한 국가관을 수립하고 투철한 안보의식을 확립한다는 목표로 학교에서 실시된 군사교육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1992년 제6차 교육과정 개정 이후 기존의 군사훈련 중심에서 간단한 응급 처치술이나 인성교육, 심신수련 위주로 바뀌었다. 이후 1997년 개정된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필수과목에서 선택 과목으로 변경됐고, 이후 ‘교련’이란 교과목 이름 자체의 변경이 추진되었다.

1980년대 후반 공산주의 체제가 몰락하고 남북한 경제력 차이가 뚜렷해진 이후에는 ‘반공교육’은 쇠퇴했고, 통일 방안에 대한 내용이 보강된 ‘통일, 안보교육’으로 전환되었다. 남북한이 동시에 UN에 가입한 1990년대 이후 ‘통일교육’의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

◆ 김대중 정부 이후 10년 ‘햇볕정책’ 치적 홍보=1998년 김대중 정부의 출범 이후에는 ‘통일교육’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남북간의 화해협력과 ‘햇볕정책’의 성과를 알리는데 치중하게 된다. 특히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 평가 위주로 교육이 이뤄지게 됐다.

▲ 노 대통령 모교에서 진행된 전교조의 APEC 계기수업 ⓒ조선일보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이 2004년 펴낸 ‘통일교육지침서’에 따르면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남비방을 자제하고 민간교류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대남인식과 정책이 실용주의적 방향으로 바뀌어진 보여주고 있다”며 “2003년 8월부터는 과거 33년간 이어져온 북한의 대남흑색방송인 ‘구국의 소리 방송’을 중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교사들에게 “북한이 최근 기존의 연방제안을 다소 수정하여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제시하고 6·15 남북공동선언 제2항에서도 합의 규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지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기에 대한 서술과 남북교류의 확대에 대한 평가가 다른 시기에 비하여 압도적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안보분야에 대해서도 ‘이 주제를 다룰 때의 강조점’을 통해 “국가 안보와 관련해 자주 국방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하며, 남북관계의 진전이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가져옴으로써 안보위협을 해소해 나가는 상호 보완관계임을 이해시킬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한 지난 10년간은 대북포용정책 분위기와 결합돼 전교조의 친북통일교육이 폭넓게 이뤄지기도 했다.

전교조가 만든 일부 참고자료의 경우 ‘화해·협력’을 이유로 북한의 어두운 현실은 외면하고 긍정적인 부분만을 강조하고 있고, 과거 남한 보수 정권의 통일정책을 비판하는 대신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찬양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지난 2005년 전교조 부산지부가 제작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바로알기 수업안’이라는 동영상 자료에는 각종 욕설로 부시 미국 대통령을 조롱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전교조는 ‘계기수업’이라는 미명아래 학생들에게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제들과 관련해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는 좌편향적 주장들을 여과 없이 전달했다.

◆ 이명박 정부 “左편향된 안보교육 바로잡자”=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김대정 정부 이후 북한을 미화하고 이념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을 받아 온 통일·안보 교육을 전면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이후 통일부 차원에서 통일교육 실무위원회를 열고 북핵 문제를 포함한 안보 교육을 강화하고 북한인권문제도 교육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 인천 문성정보고에서 진행된 ‘북한 바로알기’ 특별수업. 프리젠테이션으로 북한의 실상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NK

이러한 통일·안보 교육의 변화는 통일교육원이 펴내는 ‘통일교육 지침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일교육원은 지난달 19일 펴낸 ‘통일교육 지침서 2008 학교용’에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추진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점과 함께 (6·15) 선언문 속의 ‘우리민족끼리’의 협력과 ‘낮은 단계의 연방제’ 부분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고 명시했다.

지난해 10·4선언에 대해서는 “북핵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북한의 변화가 미미한 가운데 합의추진된 남북간 교류와 협력, 대북지원 등은 국민적인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크게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지침서는 ‘이 주제를 다룰 때의 강조점’을 통해 교사들에게 “역대 정부의 노력을 긍정적·부정적 평가를 곁들여 균형있게 설명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외에도 새 지침서는 안보교육 강화에도 무게를 실었다. “북한의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개발보유가 남북 화해와 통일에 장애요인임을 이해시킬 것”이라는 주문과 함께 북한이 주는 “안보위협’은 “심각한 안보위협”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2007년판까지는 존재했던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남북 교류 협력 현황 부분은 삭제됐다. 대신 ‘비핵·개방·3000구상’ 등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자세히 소개됐다.

학생들에게 “북한의 개혁개방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해 보도록 지도한다”라는 대목은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본다”로 대체됐다.

통일교육원은 또한 올해부터 성인대상 통일 교육에서도 북한 핵 문제와 한미관계 등을 골조로 하는 안보교육과 북한 인권실태 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이 밖에도 교육원은 ‘국제정세와 안보현안’, ‘한반도 안보와 한미동맹의 중요성’ 등의 강의를 과거 선택과목에서 필수과목으로 격상시켰고, 군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한반도 안보위협과 국가위기 관리’ 등의 과목을 일반인들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각급 학교 장학사와 교사 등을 상대로 한 ‘북한인권실상과 학교교육’과 일반인들을 위한 ‘북한인권실태와 과제’등이 필수과목으로 개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