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월 상순에 개최하겠다고 밝힌 당대표자회가 15일 오후에도 개최 징후가 파악되지 않자 주민들 사이에서도 김정일 건강, 수해, 권력 마찰설 등이 제기되고 있다.
내부 주민들도 당대표자회 연기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김정은 등장 행사일 뿐인데 각종 검열 때문에 감시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며 대회 일정 연기를 크게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양강도 혜산 소식통은 “대표자회가 다음달 10일(노동당 창건일) 전으로 연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장군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방문에 이어 연이은 현지지도로 과로가 겹쳐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을 시당 간부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을 했는데 행사도 못할 정도라면 문제가 큰 것 아니냐”면서 “김정은이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2008년부터 김정은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어왔기 때문에 당대표자회에서 공식화 된다고 해도 주민들 사이에 특별한 소식은 아니라고 말했다.
신의주 소식통은 “이틀 전부터 8시 종합보도 시간이 30분에서 10분으로 줄어들었는데 당대표자회도 언제 열린다는 소식도 없어 백성들이 의아해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던 종합보도 시간이 줄어들자 당대표자회 보도가 빠지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당 대표자회가 열릴 시기에 수해가 일어나서 대표자들이 수해 복구에 집중하기 때문에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는 소문이 많다”면서 “수해 복구가 어느 정도 이뤄지면 평양에서 대회가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평양 소식통도 “8월 구역당 간부 강연회에서 김정은을 후계자로 추대하기로 했다는 공식 발표가 있었고 15일경에 대회를 개최한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 “더 기다려봐야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평양에서는 당대표자회를 한다고 해서 특별 공급은커녕 감자공급이 이뤄지고 있고 사회 질서를 잡는다면서 통제만 강화하기 때문에 주민들 불만이 많다”면서 “당대표자회가 연기된다고 하면 평양 주민들은 불만이 극도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방에서는 당대표자회 기간에 검열 바람이 불어 골목길까지 단속원이 배치돼 핸드폰, 불법 영화, 밀수 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내부 분위기를 얼음장 그 자체라고 말한다. 장거리 장사 증명은 커녕 추석 성묘 여행증마저 발급이 제한되고 있다.
따라서 당대표자회 연기 소식은 북한 주민들에게 ‘준계엄령 연장’ 느낌 마저 줄 수 있다고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