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 ‘막가파식’ 행보 왜?…”손해볼 것 없다”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폭력까지 휘두르는 ‘막가파 식’ 행보를 보이는 것은 ‘홀로서기’를 각오하지 않고선 있을 수 없는 일이란 평가가 나온다.



19대 국회 개원(5월30일) 전까지 어떤 식으로든 자신들 몫의 비례직을 지켜내면 결과적으로 ‘손해 볼 것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란 지적이다. 최악의 분당(分黨) 사태가 벌어져도 먼저 당을 뛰쳐나가지 않는다면 고스란히 자신들의 총선 과제는 달성하게 된다.



부정선거 파문 이후 당권파는 계속되는 악재에 직면하고 있다. 당권파의 분열(인천·울산연합 이탈), 최대 주주인 민주노총 지지 철회 가능성, 부정선거와 폭력사태 주범 이미지, 이석기·김재연 정치적 입지 축소 등으로 깊은 상처를 입고 있다. 하지만 당권파는 이를 무릅쓰고 정면 돌파할 태세다.



당권파는 ‘분당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 행동은 분당 불사로 치닫고 있다. 최악의 경우 당권파 홀로서기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참여당과 진보신당 탈당파가 당을 이탈할 경우 현재 통진당을 지키며 생존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일단 당권파는 시간이 지나면 당심(黨心)·민심(民心)을 되돌릴 수 있다는 판단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부정선거와 폭력사태로 당 이미지가 손상됐지만 시간이 지나면 일정정도 복원시킬 수 있다는 일종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당권파의 핵심인 이석기·김재연을 사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을 수 있다.



특히 이번사태로 당내 세(勢)가 약화되더라도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이후 서서히 조직을 장악했던 경험이 있고, 사회 이슈에 대한 발언권이 여전한 만큼 진보진영에서 존재감도 회복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당권파 내에서도 현 사태를 이겨내면 국회의원 10석과 국고보조금을 확보해 손해볼 것이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고 한다. 실제 통진당은 1분기에만 전체 국고보조금의 6.1%인 27억4000여만 원(선거보조금 22억원 포함)을 챙겼다.



여기에 울산·인천연합 등이 현재는 등을 돌리는 형국이지만 집단탈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이들이 지금은 경기동부연합의 ‘패권주의’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다른 정파와 한 살림을 차리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의 이탈도 당장은 뼈아플 수 있지만 민주노총 지도부의 지지철회 결정이 해당 조합원의 집단 탈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노총이 지지철회를 결정해도 ‘상징적’ 수준의 파급력일 뿐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권파 관계자는 데일리NK에 “당장 재정적으로 타격을 입게 되겠지만 국고보조금을 통해 어느 정도 세를 유지할 수 있고, 이 기간 기존 민주노총 소속 당권파를 동원해 사태를 수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7만5천의 진성당원중 민주노총 조합원 3만5천 명의 집단 탈당으로 이어질 경우, 통진당이 존폐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당권파의 계산은 다르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권파의 다른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지지철회를 결정하더라도 당권파의 결정(비례대표 사수)을 뒤집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노총 소속 당원 다수가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경기동부연합 관계자도 “(민주노총의 지지철회가) 실효(집단 탈당)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통진당의 배후 세력인 경기동부연합 핵심인물들의 공개정치화를 이루고, 제3당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대선 ‘야권연대’의 키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 상황에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 때문에 비당권파의 계산도 복잡하다. 심상정·노회찬 그룹(구 진보신당 계열)과 유시민 국민참여당 그룹이 당권파의 비상식적 전횡에도 ‘탈당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탈당할 경우 비례 의원직은 물론 재정적으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진보세력의 통합을 깨뜨린 책임도 일정부분 떠안게 된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