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지시 반대로 해야 산다”…체제 불신 팽배

“간부들의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 갈수록 약해져 가고 있습니다. 친한 사람들끼리 모이면 서슴없이 김정은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최근 입국한 탈북자 이금실(가명) 씨는 최근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최고지도자가 된 이후 국가안전보위부 등 체제 보위 기관 간부들의 부정부패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보위부원들은 ‘원수님(김정은)은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하지만, 우리는 일부 주민들만 수탈할 뿐’이라고 말한다”면서 “상황이 이러니 주민들도 이런 행위에 대해 ‘국가에 내는 세금’ 정도로 받아들이고 체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의 간부들에 대한 인식은 ‘위(당국)와의 연줄로 뇌물을 받아도 처벌받지 않고 제 주머니만 채우는 존재’가 됐다”면서 “북한은 ‘간부들의 천국’ ‘상부로 올라갈수록 더 잘살게 되어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씨뿐만 아니라 본지와 인터뷰한 4인의 탈북자들은 주민들과 간부들의 김정은 정권에 대한 신뢰 수준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각종 단속 지침도 이행하지 않고 “지시와 반대로 해야 살 수 있다”는 풍조가 팽배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운전수 출신 김광식(가명) 씨는 “사회통제가 강화돼 ‘사회질서순찰대’가 주민들의 불법행위를 단속하는데, 이들은 노골적으로 ‘처벌받지 않도록 봐줄테니 뇌물을 바치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은 위에서 단속강화 지시가 내려오면 주민에게 더 심하게 (뇌물을)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 오히려 반가워한다”고 말했다.


60대 노동자 황병호(가명) 씨도 “주민들을 감시하는 보위부원이나 특별 단속을 하는 그루빠(그룹)에서 1년 복무하면 뇌물 등을 받아 생활형편이 완전히 편다는 것을 주민들이 잘 알고 있다”면서 “비법(불법)인 메뚜기장에서의 장사를 단속하는 보안원들도 뇌물을 받고 눈감아 주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교사 출신 고은숙(가명) 씨는 주민들 대상 체제 선전을 강화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일부 교원들을 ‘5호 담당선전원’으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한 명의 선전원이 5가구를 대상으로 당의 각종 방침을 책임지고 전달할뿐만 아니라 주민 감시 역할도 한다.


고 씨는 “이런 선전원으로 지정된 소·중학교 교사들은 심지어 인근 지역 협동농장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하기도 한다”면서 “수상한 주민이나 동료 교사를 발견하면 즉시 교장에서 보고하도록 하는 지침도 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자신들의 활동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교사들도 있다”면서 “일부 교사들은 ‘굶주린 사람들에게 체제선전이 제대로 되겠는가’라고 불만을 터트렸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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