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회담 중단에서 재개…공동보도문까지

남북은 10개월여 중단돼온 당국자 회담을 지난 16일 재개해 나흘만인 19일 장관급 회담 6월 21∼24일 서울 개최, 6.15 민족통일대축전에 장관급 대표단 파견, 오는 21일부터 비료지원 개시 등 3가지에 합의했다.

비록 이번 회담에서는 ▲장관급 회담 재개를 통한 관계 정상화 ▲북핵 문제 ▲비료지원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 문제 등 남측의 3가지 당초 목표가 모두 달성되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추후 장관급 회담을 재개해 계속 논의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않다.

남북차관급회담 대표 악수

북측은 지난 해 7월초 남측의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 불허 방침에 이은 탈북자 집단입국, 미국 의회의 북한인권법 채택 등을 계기로 지난 해 8월 3∼6일로 예정됐던 제15차 장관급 회담을 무산시킨 것을 시작으로 당국간 회담을 거부해왔다.

북측은 특히 정동영(鄭東泳) 장관이 취임한 직후 곧바로 나온 조문 불허 사태가 벌어지자 모든 당국간 회담을 중단하는 한편 그 해 연말까지 조문불허, 한미합동군사훈련, 친북 사이트 차단 등 남측의 대북 정책을 줄기차게 비난해 왔다.

그러나 북측의 이 같은 대남 비난 수위는 올들어 수그러들기 시작해 조문불허 등에 대한 비난이 자취를 감춘 것은 물론 북측 함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사례도 사실상 종적을 감췄다.

이에 더해 산불진화를 위한 비무장지대내 남측 헬기 진입 허용, 인도적 목적의 해경 함정의 북측 영해 진입 허용 등 긍정적인 사인들까지 보내기 시작했다.

북측은 이 같은 유화적인 대남 자세와는 달리 부시 미 행정부의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에 대한 반발 등으로 지난 해 6월 3차 회담을 끝으로 중단되고 있는 6자회담에 대한 복귀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아왔다.

북측은 오히려 지난 2월 10일 핵무기 보유 선언, 3월 31일 군축회담 제안, 5월 11일 영변 원자력발전소에서의 폐연료봉 인출 완료 발표 등 핵무기 보유국임을 선언하는 한편으로 핵 계획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임을 천명함으로써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정면 대립하는 듯한 양상을 보여왔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북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 가능성이 시사되고 북한의 핵실험 징후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등 북핵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여차하면 무력충돌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올 정도로 북핵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대북 관계를 북핵 문제와 병행해 추진해온 참여정부는 당국간 회담 중단사태가 지속되자 지난 해 연말부터 공식.비공식 채널을 남북대화 재개를 촉구하기 시작했고 정 장관은 지난 연말부터 5월 초까지 림동옥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등북측 채널에 공식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달 초부터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 회담 대표단의 급, 날짜, 장소, 의제 등을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남북간에는 의사교환은 물론 전통문도 여러차례 오고갔다.

이런 과정에서 정 장관과 이 차관 등의 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지원 발언이 나왔 으며 이런 노력의 결과로 북측은 마침내 지난 14일 우리측의 차관급 회담 제안에 동의하는 전통문을 전달했다. 북한은 비슷한 시점인 1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미국측과 북-미 직접접촉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북측은 5월초 이뤄진 물밑접촉을 통해 16일 하루동안 회담을 갖자고 제의했고 남측은 이를 16∼17일 이틀로 연장할 것과 차관급으로 하자는 것을 역제안해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로 이봉조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우리측 대표단과 김만길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대표단이 16∼19일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회담을 열어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닦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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