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대북정책이 시민혁명 유도 아니다”

튀니지, 이집트를 넘어선 반독재 민주화 바람이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를 위협하고 있다. 들불처럼 번지는 이번 사태가 북한에 미칠 영향을 두고 여러 타산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아직 가능성을 상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집트 민주혁명이 성공했을 때만 해도 카다피 42년 독재정치까지 붕괴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리비아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혼돈 상태다. 


중국이 민주화 동요 조짐을 보이자 북한 당국도 관련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북한 선전매체들이 중동 민주화 사태를 우회적으로 비난하는 글들을 발표했다. 보안당국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조치가 나왔다.


함경북도 청진시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의 지시로 함경북도 인민보안국에서는 100여명으로 구성된 ‘폭동진압 특수기동대’를 조직하고 현재 2월 초 부터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1월부터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휴대전화 대여를 중단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중동발 민주화 혁명이 북한에 미칠 영향을 두고 촉각이 곤두서고 있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지금은 우리가 할 일은 없다는 태도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2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동 민주화 바람의 영향이 북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 당국자들 역시 현 장관의 인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한 정부 당국자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시민혁명을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 역시 “정부로서는 국가의 안정과 국민의 생명.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노력한다”며 더 이상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 주민의 의식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북한 민주화 운동을 독려한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장 자강도에서 주민들의 소요사태가 발생할 경우 정부 당국에서는 사태를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할 것인지, 탱크와 전투기를 동원해 주민 소요를 진안할 경우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 수가 없다. 정부는 북한과 회담에서 진정성 문제를 강조했지만 정작 북한의 변화에 진정성을 가지고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앞선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올해 밝힌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 유도’는 원칙적인 대북자세를 통해 북한 당국의 비핵화, 대외개방, 선군(先軍) 포기 등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라고만 강조했다. 북한 내부 변화 없이 이러한 목표가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표적인 공포통치 수단인 공개처형 중단과 정치범수용소 해체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국내·외적으로 북한인권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게 되면 북한 정권의 감시기구를 이용한 공포통치가 위축돼 결국 주민들의 반체제·반정부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확장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이것이 북한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북한 급변사태 시나리오 주제로 논문을 게재한 바 있는 이종철 스토리K 대표는 “이번 튀니지발 중동 민주화 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승리에 대한 자신감과 전 세계가 우리편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유엔이나 서방세계에서 보여주듯이 ‘북한 주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시가 실현되기를 지지한다’는 정부 당국자의 발언은 지금 상황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수 명지대 교수는 “이 기회를 활용해 외교관의 반김정일 성명과 망명 등을 추진하는 적극적인 액션을 보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주민들에게도 중동의 소식들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민간단체의 활동을 보장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기회에 작계 5029를 재점검하는 기회로도 활용하는 등 적극적인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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