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北 댐방류에 군부 개입 시사

북한이 지난 6일 새벽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물을 무단 방류한 데 북한 군부가 직.간접적으로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군부가 황강댐 방류에 개입한 것이 드러날 경우 북한의 ‘수공(水攻) 위협’이 현실화한 것으로,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8일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북측지역에 설치된 대형 댐의 수문을 개방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 북한군 부대 또는 상급부대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이번 황강댐 수문 개방에도 군부가 어떤 식으로든 개입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접적지역에 설치된 댐에서 대규모 수량을 방류하는 행위는 군사적으로도 연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군부대의 사전협조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황강댐의 관리 주체가 북한의 어느 기관이든 상관없이 접적지역에서 수문을 개방하려면 군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 군부가 이번 방류 사건에 개입했다는 물증은 현재까지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며 “설령 군부가 개입했다 해도 북한 스스로 이를 공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보 당국은 북한의 어느 기관이, 어떤 의도에서 수문을 불시에 개방했는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측의 수공(水功)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더 분석을 해봐야 정확한 의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정보 당국은 황강댐 인근의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댐의 균열이나 파손 흔적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위성사진에 나타난 댐의 상황 만 가지고 북측 의도를 단정 지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근 수집된 통신.영상정보 등을 자세히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의도성 여부를 떠나 임진강 지류에 설치된 40여 개의 보, 댐은 1990년대 말 급조된 것이 많아 안전 기술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은 90년대 말 임진강 상류의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봤다”며 “이후 임진강 지류에 각종 보, 댐 40여 개를 설치했다”면서 “이들 보와 댐은 모두 인력이 동원돼 건설됐으며 자재가 불량하고 부실해 안전 기술상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임진강 상류지역에 설치된 북한의 보와 댐 등에 균열이 생기거나 파손될 경우 대규모 수량이 황강댐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여 남측의 인명.재산 피해가 되풀이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6일 오전 2시50분 임진강 남측 필승교 인근에 근무 중이던 초병이 임진강 수위가 상승하는 상황을 처음 보고한 지 10시간이 지나서야 청와대에 관련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늑장보고’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와 관련, 김성환 수석은 브리핑에서 “합동참모본부는 낮 12시42분에 보고했다”면서 “합참에서는 물이 왜 이렇게 늘어났는지에 대해 판단이 잘 서지 않은 것 같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간첩침투 등 중요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실시간 보고가 되지만 강물 수위가 올라가는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보고할 필요성이 있었겠느냐”며 “나중에 합참 지휘통제실에서 전차대피 및 침수상황, 임진강 수위 상승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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