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들 “김정일 방중은 시기의 문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설을 놓고 정부 당국은 일단 신중기조 속에서 만일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당장은 김 위원장의 방중설을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확보돼있지 않지만 정황상 김 위원장이 방중을 감행할 개연성이 적지 않다는 정보판단에서다.


한 정부 소식통은 10일 “겉으로 보기에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했다고 볼 만한 정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소식통도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설이 부풀려진 것 같다”며 “김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하루 이틀 사이에 있을 것이라고 볼 만한 동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방중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고 방중 자체는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북한이 처한 대내외적 상황을 비춰볼 때 김 위원장이 현 시점에 중국을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는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으로서는 연초 김 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한.미.일간의 대북 제재 공조를 흔드는 한편 올해 목표로 삼고 있는 주변국과의 관계개선을 본격 추진할 분위기를 조성하려할 공산이 크다는게 당국자들의 관측이다.


또 화폐개혁 이후 더욱 절실해진 ‘외부로부터의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김 위원장 방중 카드를 쓸 필요를 느낄 것으로 정부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2월14일) 이전에는 어떤 식으로든 성사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나온다. ‘강성대국 진입의 해(2012년)’를 2년 앞둔 올해 북한이 대외 문제에서도 ‘속도전’을 전개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당국자는 “날씨, 건강 등의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 한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일부러 늦출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정부 당국은 김 위원장의 방중이 성사될 경우 정세변화의 향배에 관심을 기울이며 관련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운 우리 정부로서는 김 위원장 방중이 향후 남북대화 운용에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향후 대응 시나리오를 깊숙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당국자들이 주목하는 점은 남북대화 재개 시기와 김 위원장의 방중이 미묘한 연계성을 띠고 있는 점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북핵 6자회담 재개 등 한반도 정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본 뒤 남북대화를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여권 내부에 포진해있기 때문이다.


또 김 위원장 방중을 계기로 한 중국의 대북지원 여부는 남북간 인도주의 현안을 풀어가는데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북핵 진전과 남북관계 발전을 연계하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방중 계기에 6자회담 복귀 선언 등 북핵과 관련한 진전된 태도를 보일 경우 대북 접근에 본격적인 속도와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돌파구가 마련되느냐,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지원을 확보하느냐 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