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나와 있다…‘北 생떼’엔 일관되고 무표정한 얼굴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1월 30일 서해북방한계선(NLL)을 포함한 남북간의 기존 합의사항 백지화 선언을 한데 이어, 2월 1일자 노동신문은 북한의 경고를 남한이 무시하면 군사적 충돌과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화근은 제때에 제거해 버려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1월 30일 조평통 성명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가 험악한 지경에 처하게 된 책임이 있으며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한다”고 선동했다.

1월 31일자 조총련의 기관지 조선신보도 “만약 남조선 보수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하지 못한 채 어지간한 상황인식에 기초하여 행동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일 정권이 하는 짓을 보면 버릇없는 5~6세 아이들 지능을 가진 것 같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다고 일부러 밥을 쏟고 반찬을 이러저리 밥상에 흩어놓는 천덕꾸러기 모습 그대로다.

한국을 비롯한 미 일 중은 이런 북한 정권을 어떻게 다루는 게 현명할까?

사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부모가 보기에 일말의 쓸모도 없는 길거리 장난감을 사달라며 길에서 데굴데굴 구르는 아이를 다루는 방법은, 아이의 생떼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차분하고 표정 없는 얼굴로 다른 곳을 바라보든가, 신문을 읽든가 하면서 ‘일관된 무관심’(=의도적 무시)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부모가 ‘전략적으로’ 차분하게 기다리는 것이다. 이때 부모가 ‘혹시 이 아이가 달리는 자동차에 뛰어 들면 어쩌나’ 하는 쓸데없는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의 그 두려움은 일시적인 것이지만, 아이의 ‘나쁜 버릇’은 제때 고쳐주지 않으면 계속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또 매우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아이는 비록 현재 자신이 고집을 부리고는 있지만 부모의 무관심이 의도적인 행동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며, 따라서 달리는 자동차에 무작정 뛰어들 정도로 바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김정일은 아무도 전쟁하자고 하지 않는데, ‘너희들 자꾸 전쟁하자는 거냐?’며 혼자 시끄럽게 떠들고 있다. 이런 행동이 한국과 미국, 그리고 중국의 관심을 끌어보자는 것임은 다 알고 있다. 이럴 때 부모의 입장에 있는 한 미 중은 차분하고 무표정하게 의도적인 무시(benign neglect)를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의 버릇이 ‘합리적으로’ 바뀔 때까지.

그러다 정말로 김정일이 길가는 자동차에 뛰어들듯이 와장창 전쟁을 일으키면 어쩌려구? 노(NO)!

만약 김정일이 달리는 자동차에 뛰어들 정도로 정말 앞뒤 가리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이라면, 동유럽 공산권이 잇따라 붕괴되고, 이어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하고, 곧이어 3백만 명이 떼죽음을 당하던 ‘대아사(大餓死) 시기'(=식량난 시기=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에 이미 전쟁을 일으켰을 것이다.

그러나 김정일은 그런 유형의 인간이 아니다. 자신이 뻔히 죽는 길을 택할 정도로 바보가 아니라는 뜻이다. 김정일은 북한 주민 3백만 명이 아니라 5백만 명, 1천만 명이 굶어 죽더라도 자신은 생존하는 길을 택할 사람이다.

그리고 김정일이 진정으로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면 지금처럼 ‘나는 정말, 곧, 바로, 진짜로, 무조건, 확실히, 진정으로, 기필코, 결단코, 전쟁하고 말거야’라면서 강아지 짖어대듯 떠들지 않을 것이다. 전쟁을 한다면 오랫동안 조용히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처음부터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면서 과감하게 해올 것이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매체가 ‘조선반도에 핵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올 것’이라는 헛소리를 해온 지도 이미 수차례다.

김정일은 전쟁을 일으키지 못한다. 무엇보다 중국이 전쟁을 강력히 반대한다. 김정일은 중국의 내락(內諾) 없이 전쟁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김정일이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면 한국과 함께 가장 반대할 당사자가 다름 아닌 중국이다.

현재 중국 지도부는 13억 중국 인민들을 조용히 눌러가면서 안정적 성장과 분배의 조화,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중국적 민주주의’를 모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그런데 김정일이 자기 인민도 먹여 살리지 못하는 주제에 전쟁을 일으켜 아시아의 세력균형을 완전히 뒤바꾸려고 한다면, 그것도 그 결과가 중국에 엄청 불리한 세력 구도로 바뀌어 질 것이 명백한 전쟁을 김정일이 일으키려고 한다면, 중국 입장에서는 결사적으로 반대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또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 볼 때 가뜩이나 서쪽의 티벳과 위구르족 때문에 골머리를 싸매는 와중에 동쪽의 김정일이 큰 사고를 치려는 것이 분명해진다면, 중국은 적극적으로 북한 내부에서 김정일 정권의 대체세력을 찾으려 하거나, 혼자 힘으로 도저히 어려울 경우 한국에 ‘중대한 제의’를 해올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김정일이 전쟁을 일으키려 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한국이 먼저 나서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상대로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북한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해야 할 것이다.

하여튼, 지금 북한 당국이 ‘전쟁’ 운운하면서 시끄럽게 떠드는 이유는 아주 선명하다.

먼저 민노당 등과 같은 남한 내부의 친북세력과 이명박 정부를 반대해야 선거에서 표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 민주당 등의 범 반대세력으로 하여금, 남한의 대북정책이 ‘퍼주기 햇볕정책’으로 되돌아가지 않으면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발생할 것이고, 군사적 긴장이 발생하면 가뜩이나 안 좋은 남한경제가 더 안 좋아질 수도 있으니, 골치 아프게 되기 전에 이명박 정부에게 10년간의 햇볕정책으로 돌아가도록 압박해보라는 뜻이다.

두 번째 이유는 북한 선전매체가 계속 선동함으로써 남한 내부가 둘로 나뉘어 시끄럽게 분열되는 경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별로 돈도 들지 않고 효과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바둑으로 치면 꽃놀이패 비슷한 것이다.

따라서 앞서 말한 대로 좋은 방법은 북한당국이 시끄럽게 떠들어도 ‘개는 짖어도 마차는 달린다’는 식으로 의도적인 무시를 일관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서해 NLL 등 국지 도발을 해올 경우 우리 전투력이 절대 우세임을 ‘피부에 와닿게’ 입증해주어야 한다. 북한 해군으로 하여금 ‘이젠 우리 전력(戰力)으론 이기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알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이 비핵-개방 프로세스로 가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면 인프라 개발 등을 비롯해서 북한 재건 계획에 따라 대북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기에 북한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할 수 있다면 지난 10년의 적폐를 해소하고 비로소 ‘북한 근대화’의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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