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와 수저만 지급…면회 없는 수감자 죽은 목숨”







구현자 NKDB 연구원은 “북한 구금시설 내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 유린이 심각하다”고 말했다./김봉섭 기자

‘담요’와 ‘수저’. 북한 구금시설에서 수감자들에게 제공하는 물품의 전부다. 나머지는 수감자들이 자체 해결해야 한다.


구연자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기록보존소) 연구원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구금시설의 어제와 오늘’ 세미나에서 “북한의 구금시설에서는 수감자들에게 생필품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수감자들의 인권상황이 굉장히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구 연구원은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속옷, 휴지, 비누, 수건, 치약, 치솔, 생리대 등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한다”면서 “때문에 수감자들은 구금시설에 들어가기 전 돈이나 생필품들을 어떻게 해서든지 가지고 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감자들은 한 끼당 일반적인 종이컵 하나 정도의 옥수수를 제공받는다. 그나마 이마저도 많이 받는 것”이라며 “옥수수가 부족할 때는 소금국이나 작은 감자 몇 알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 연구원은 구금시설은 가혹한 인권유린의 현장 그 자체라고도 밝혔다. 그는 “보위부 보안서의 경우 조사를 받는 기관이기 때문에 조사,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올방자세’라는 부동자세로 앉아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방자세’란 의자에 앉아있는 듯한 자세를 의미하는 북한어로, 이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보위원들의 가혹한 구타와 폭행이 가해진다.


보위부, 보안서 구류장 내 수감자들의 하루 일과는 기상(6시) 및 아침 점호→올방자세→아침식사→올방자세→저녁식사→올방자세→저녁점호 및 취침의 순서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구 연구원은 “집결소의 경우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강제노동을 한다”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 이상의 노동 강도”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인성 기록보존소 연구원은 “수감자들에 대한 면회여부가 생존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수감자들은 식사로 단지밥과 염장국만을 제공받고, 식수 또한 오염됐기 때문에 면회 물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면서 “면회자가 없는 수감자는 허약에 걸리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금자 수에 비해 수용공간이 협소하다”며 “공간이 매우 좁고 환경이 불결하기 때문에 수감자들은 전염병에 항시 노출돼 있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