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남북경협위…어떤 의제 논의되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가 남북 당국 간 회담 사상 처음으로 의제조율을 위한 사전 접촉을 시도하면서 이번 11차 경협위의 의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사전 접촉은 그동안 회담장에서 벌어졌던 소모적 논쟁을 지양하고 사전 의제 조율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이뤄진 것이다.

남북은 지난 17일 문서로 의제를 교환한 데 이어 21∼22일 준비접촉을 가졌지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25일부터 다시 이틀 간의 2차 준비접촉에 들어갔다.

애초에는 문서교환과 21∼22일 준비접촉만 예정돼 있었다.

이처럼 준비접촉이 2차에 걸쳐 나흘 간 이뤄지고 있는 것은 의제 조율에 그치지 않고 아예 ‘본론’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전 준비접촉이 탐색전을 넘어 합의문 골격까지 짜는 사실상의 경협위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그간의 상황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차 경협위는 원래 9월 28일부터 나흘간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북측이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개소에 맞춰 10월 25일 개성에서 갖자고 한 데 이어 내부사정을 이유로 개소식 날짜를 28일로 연기하면서 장소와 날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28일 개소식에 맞춰 경협위가 열리고 나흘 일정이던 종전 회담과는 달리 하루만에 합의문에 서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회담의 관행에서 보면 ‘변칙’을 시도하면서 보편적 회담문화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 진행 중인 준비 접촉에서는 어떤 의제가 테이블에 올랐을까.

이번 경협위 의제는 대충 윤곽이 드러나 있다.

남북은 지난 9월13∼16일 평양에서 열린 제16차 장관급회담에서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임진강 수해방지 ▲과학기술 ▲보건의료 등 양측이 필요로 하는 협력사업을 경협위에서 협의해 나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 경협 장애 제거와 투자 및 유무상통을 위한 조치도 취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 당국자가 “합의사항 가운데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점에 비춰 지난 7월 10차 경협위 합의사항 가운데 진척이 없거나 추가 협의가 필요한 사업도 의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경의선.동해선 연결사업과 수산협력, 과학기술협력,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 협력, 해운협력, 경제시찰단 교환 문제 등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요사업을 보면 개성공단의 경우 1단계 100만평의 기반시설을 조속히 건설하고 공단 150만평과 배후단지 100만평 규모의 2단계 개발 추진시기를 애초 예정했던 2007년에서 앞당겨 1, 2단계 개발을 병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보인다.

수산협력과 경의선.동해선 연결은 군 당국과도 관련된 사업이기에 쉽게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산협력실무협의회를 통해 합의한 서해상 공동어로와 제3국 어선 불법어로 통제를 위해서나, 철도.도로의 개통과 원활한 운행을 위해서는 각각 군사 당국 간 사전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애초 철도 시범운행과 도로 개통식을 10월에 하기로 합의했지만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군사 당국간 회담이 차일피일 미뤄진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측은 이에 대한 조속한 합의 이행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차 경협위에서 합의한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 협력은 남북이 상생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북측도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다.

북측은 경공업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합의한 의복류ㆍ신발ㆍ비누 원자재를 내년부터 받기 위해 세부 수요량을 제시하고 우리측은 아연, 마그네사이트 등 북측 지하자원 개발을 위한 조사 필요성 등을 제기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금강산관광의 정상화 문제가 거론됐는지와 올해 총 50만t의 비료지원을 희망해온 북측이 이미 지원된 35만t 외에 추가로 비료 지원을 요청했는지 여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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