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北 꽃제비…”노동력 제공하고 일당 받는다”

소식통 "지역 나누는 등 조직적으로 변모...中 관광객 상대 구걸하기도"

북한 꽃제비(부랑아)들이 최근 구걸에만 의지하지 않고 노동력을 제공하고 돈을 받는 등 기존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꽃제비들이 옛날처럼 빌어먹으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고 돈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일부 꽃제비는 장마당이나 역전에서 노인들의 물건을 옮겨주면서 사례를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10대 초반 꽃제비들은 목에 공구 주머니를 매고 걸어 다니다 석탄을 싣고 다니는 대빡차(25t 트럭)가 서면 타이어에 박힌 못을 빼고 돈을 받기도 한다”며 “운전수가 밥 먹으러 간 사이에 아이들이 일을 해 놓는데 운전수(운전사)가 짧은 건 200원, 긴 것은 1000원 정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전에는 꽃제비들이 물건을 훔치고 장사를 방해하니까 신고도 많이 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꽃제비들도 과거처럼 해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점을 아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꽃제비들은 장마당 인근에서만 구걸하지 않고 사람이 많은 곳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고 자기들끼리 구역을 나누는 등 조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꽃제비들이 예전처럼 장마당이나 역전에서만 기웃거리지 않는다”면서 “꽃제비들이 서로 역할을 나눠 각자 맡은 구역에 나가 서로 겹치지 않도록 움직인다. 과거와는 다르게 조직적으로 구걸하려는 모습도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요즘 꽃제비들은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구걸하기도 한다”면서 “이에 안내원들은 꽃제비들이 관광객들에게 너무 구걸하니까 다가오지 못하고, ‘너희 같은 놈들이 나라 망신 주는 놈들이다’고 화를 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당국은 꽃제비들을 단속해 수용시설로 보내고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연구원의 ‘2018 북한인권 백서’는 탈북민들의 증언을 통해 “꽃제비들이 수용시설에 수용이 되어도 시설 및 환경의 열악성과 규율의 엄격성으로 인하여 결국에는 도망치는 경우가 많다는 증언들이 있다“며 ”수용시설에서는 직원에 의한 폭력 및 성폭행 사건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꽃제비=가족이나 친인척 등 돌봐줄 사람이 없어 유랑 걸식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북한말이다. ‘꽃제비’의 어원은 여러 설이 있지만 ‘유랑, 유목, 떠돌이’라는 뜻을 가진 러시아어 ‘꼬체비예(кочевье)’에서 유래됐다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