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 잘못 끼우는 ‘전국연합’…이상한 아마추어 감각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주요 간부들이 최근의 한나라당의 바람직스럽지 못한 면모에 실망한 나머지 “그렇다면 앞으로 민주당과 협력할 수 있다”는 투의 반응을 보인 것은 그 나름대로 또 하나의 논란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민주당은 물론 간과할 수도 없고 간과해서도 안 될 이 나라의 유수한 정당이고, 그 안에는 민주당 밖의 우파 진영이 존경하고 친애할 만한 훌륭한 인사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 밖의 우파 인사들은 그런 민주당 인사들에 대해 항상 열린 자세로 나라의 운명에 관해 함께 고민하고 걱정할 용의를 가져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예컨대 조순형 의원 같은 인사가 아무리 줏대 있고 곧은 인물이라 해도 그가 과연 ‘DJ 햇볕’에 반대해 온 우파 진영 인사들과 함께하는 이른바 ‘범보수대연합’이라는 이름의, 전혀 색다른 본적과 현주소로 성큼 이사를 해 오리라고 기대하거나 주문하는 것은 너무나 일방적이고 생뚱맞기까지 한 돌출 발언이었다. 조순형 의원더러 ‘탈(脫)DJ’라도 해 달라는 것인지, 그렇게 권고하면 서슴없이 그럴 것이라고 자신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그렇지 않고, 우파가 오히려 조순형 씨가 몸담고 민주당의 최고 권위인 DJ의 ‘햇볕’ 쪽으로 반 발 옮겨 가는 방식의 ‘민주당과의 협력’을 만에 하나라도 의식한 것이라면 그런 ‘범보수대연합’은 애초에 태어나기는커녕 수태도 될 수 없을 것이다.

발언한 본인들은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좌우간 ’DJ 햇볕‘에 대해 ’반대‘ 아닌 ’수정‘이라도 생각하는 민주당원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마찬가지로 ‘DJ 햇볕‘을 반대하지 못하거나 안 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범보수대연합‘이라는 것을 할 ’보수‘도 아마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이처럼 “한나라당 노는 모습이 미우니까 민주당과 협력하겠다”며 조순형 씨라는 이름까지 거명한 것은 ”그렇다면 ‘DJ 햇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의 더 선행(先行)적인 원칙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뱉은 느닷없는 발언이었으며, 그야말로 조순형 씨의 입장으로서는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웬 공연한 김치 국으로 남을 어색하게 만드느냐?“고 불평이라도 할 법한 노릇이다.

발언자 중 한 인사는 또한 국중당의 심대평 씨도 협력대상으로 거명했다. 심대평 씨 개인이야 물론 유능한 인사일 것이고, 현지 주민들의 신임도 적잖이 사고 있을 터이기에 한나라당을 누르고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지역기반 정당’이라 할 국중당이 앞으로 과연 어느 쪽으로 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과거의 ‘DJP 연합’에서도 보았듯이 지역정치의 이해타산은 급변하는 전국정치의 기복에 따라 장차 서풍(西風)에 밀릴지 동풍(東風)에 쏠릴지 지금 시점에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변수다. 그래서 그런 변수를 상수(常數)로 설정하고서 “협력하겠다” 단정하는 것도 ‘김치 국’과 ‘원칙문제 간과’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한나라당의 과오를 비판하고 견제하며 채찍질 하는 것과, 그렇다고 해서 대뜸 민주당 국중당과 협력하겠다고 하는 것은 전혀 일치될 수 없는 이상한 조합(組合)이다. 무언가 잘못 끼워지는 단추를 보는 느낌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