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여파로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미신에 의지하는 북한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적으로 혼란한 시기에 과학적·합리적 근거가 없는 미신을 맹목적으로 좇는 주민들이 많아지자, 북한 당국은 미신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서 내부를 단속하고 있다.
실제 북한 당국은 미신행위를 ‘비사회주의적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근절해야 한다는 점을 지속해서 강조해오고 있다. 특히 미신행위 주도자에게 무기징역, 사형과 같은 엄격한 법적 처벌을 가하는 사례도 포착되는 등 미신행위로 인한 민심의 동요를 철저히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데일리NK는 미신행위와 관련한 북한 내 분위기와 상황을 짚어보고자 최근 복수의 평양 주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 모두 현재 평양에서 미신행위를 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소위 점쟁이라 불리는 이들이 지방에서 평양으로 올라와 점을 봐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일반 주민들보다 간부 혹은 간부의 아내들이 미신행위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고 했다. 대가를 지불할 금전적인 여유도 있고, 누구보다 정세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미신에 기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려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다음은 평양 주민들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미신행위를 하는 주민들이 많은가.
“미신 보는 사람들은 평양에도 많다. 주체사상 그거 믿어봤자 뭐하나. 하늘에서 뭐가 내려와서 말해 준다는 것인데 평양 자체에는 점을 봐주는 사람이 없고 지방에서 평양으로 올라온다. 점쟁이들은 자기 구역에서 안 보고 다른 동네에서 온다. 함경도에서도 오고 다양한 데서 온다.” (평양 주민 1)
“평양 밖 주변 사람들이 평양에 올라와서 봐준다. 평양에 친구나 친척이나 아는 사람이 있으면 거기 와서 본다.” (평양 주민 2)
-미신행위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고 있다고 하던데.
“아는 사람끼리 친한 사람끼리 해서 점쟁이 왔다고 알려주지, 모르는 사람한테 말했다가 신소 당한다. 물론 단속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보안원(경찰)들이 조사하다가 미신쟁이들 말에 넘어가서 오히려 더 믿게 된다. 점쟁이가 보안원에게 ‘이번에 무슨 일 생기는데 집안을 조심하라’라고 말해줬고, 그게 소문이 돌아서 나중에는 소장 귀에까지 들어가니 소장도 ‘그 점쟁이 불러오라’ 하면서 점을 본다. 그렇게 다 믿게 되는 것이다.”
-직접 경험했나?
“저번에 친구가 빨리 오라고 해서 친구 집에 가보니까 거기에 점쟁이가 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는데, 점 보는데 10만 원을 달라고 하더라. (친구가) ‘그까짓 거’ 하면서 그냥 줬다. 그 점쟁이가 이름하고 생일을 적어주면 다 알려준다고 해서 보니까 비슷하게 맞추기는 잘 맞췄다. (친구) 가족이 10월에 어딜 간다고 말했는데 정말 11월에 나갔다.”
“사주팔자 보는 것들이 많다. 평백성들은 먹을 것이 없어 죽어버리고 싶다고 하면서 그거라도 보는데 잘 맞추니까 신기해한다. 그 사람(점쟁이)이 하는 것을 보면 간부들이 갖다 바친 돈을 불에 태우면서 점을 봐주더라.”
-주로 어떤 사람들이 점을 보나.
“특히 간부들, 그 사람들 부인들이 더 많이 본다. 우리 같은 백성들은 그저 매일 같이 똑같은 삶인데, 간부들은 발전하는 사람들이니까. 또 지금 내적으로 힘들지 않나. 평양도 보면 순식간에 목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니 미래가 궁금해서 점 보러 달려온다. ‘우리 서방이 목이 날아가겠나’, ‘앞으로 더 잘 살겠나’하면서 물어본다. 어떤 간부 아내는 제 영감 사진을 들고와서 우리 서방님인데 생일이 몇 월 며칠이라고 하면서 미신하는 여자한테 매달려 물어보기도 했다.”
“젊은 사람들, 장사꾼, 그리고 출세하려는 간부들도 보고 간부 여자들(아내들)도 와서 본다. 미래가 궁금한 사람들은 간부들이니 기본 간부들이 본다. 간부들은 앞날이 불안하고, 경제도 어렵고, 돈은 점점 없어지고, 자꾸 조이고, 어떻게 해야 높은데 올라갈 수 있나 그 생각만 하니까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