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와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신(新)압록강대교가 오는 9월 개통 예정이지만, 도로 등 인프라 건설이 마무리된 중국 측과 달리 북측은 건설이 더뎌 개통이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당초 신압록강대교를 통한 물류량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 내부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조선(북한) 쪽 도로 건설은 스스로 담당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건설 진척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도로 건설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물류량 대폭 증가라는 당초의 목표가 물거품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중국에서 자재와 관련 차량들을 많이 지원했지만 조선 당국은 (신압록강대교) 도로 건설에 장비를 투입한 게 아니라 다른 시설 개선에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이번 교량 개통으로 개방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던 일부 (중국) 무역업자들 사이에서 실망감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압록강대교는 총 22억 2000만 위안(약 3800억 원) 정도의 공사비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존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에서 8㎞가량 하류에 건설됐다. 이 대교는 단둥 신도시인 랑터우(浪頭)와 신의주 남부를 연결하게 된다.
신압록강대교가 완공되면 1943년 건설돼 노후한 탓에 20t 이상 화물차량은 통행하지 못하던 기존의 압록강철교를 대체하게 된다는 점에서 양국의 물류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일었었다. 새 교량이 건설되면 북중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신의주와 단둥 간 무역량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는 것.
신압록강대교는 중국이 2007년 초 북한을 방문한 우다웨이(武大偉) 당시 외교부 부부장을 통해 건설비 전액을 부담하겠다며 건설을 처음으로 공식 제의했고, 2009년 10월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총리 방북 때 북한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양국은 2010년 2월 단둥에서 신압록강대교 건설 및 관리를 위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단둥시는 그해 10월에 착공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지만 착공 시기는 지속적으로 미뤄지다가 같은해 12월 착공식을 가졌다.
신압록강대교의 중국 지역은 양방향(왕복 4차선)으로 차량 운행이 가능하게 돼 물류량 증가도 예상된다는 점에서 현재 해관(세관)과 출입국 관리시설 및 검역시설 등을 갖춘 국경통상구에 대한 건설이 활발히 진행중이지만, 북측 지역은 한산하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중국 쪽에는 신압록강대교 부근에 원래 계획대로 물류를 담당하는 해관까지 만들어 놓은 상황”이라면서 “북한 쪽의 움직임이 둔화돼 건설 중간에 나돌았던 조중무역 확대에 대한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고 소개했다.
신압록강대교 개통일 예정보다 늦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북한 개방에 대한 기대감 하락은 단둥시 랑터우에 세워진 아파트 부동산 시세 등에서도 감지된다. 소식통은 “랑터우 아파트 가격은 3년 전과 비슷한 평당 4000위안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은 전체의 10~20%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중국 단둥의 대북 소식통도 “단둥에서 조선어(북한어)를 배우겠다는 사람은 꾸준한 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남한 드라마 때문”이라면서 “활발한 거래를 했던 무역업자들이 장성택 처형 이후 모두 파산한 상황을 지켜본 사람들은 조선과의 무역 증가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접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데일리NK는 지난 5월 ‘북중 국경지역 특별취재팀’을 통해 신압록강대교 부근에 위치한 황금평 경제특구는 입구에 내걸린 ‘중국과 조선은 선린우호적으로 경제번영을 촉진시키자’는 선전 구호와 달리 굴착기 몇 대와 북한 군인들만이 나와 밭을 갈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